완벽한 메뉴를 찾기까지

대만 여행 7 - 타이베이 시내 돌아다니기

by 바다의별

딤섬과 밀크티를 먹지 않는 대만여행을 할 수는 없었다. 딤섬은 당연히 꼭 먹어야 하는 메뉴였고, 밀크티 역시 대만의 대표적인 음료인 데다 내가 평소 좋아하는 것이기도 했기에, 두 가지 모두 기대가 컸다.


그래서 도착 첫날 첫 끼니부터 딤섬과 밀크티로 했다. 사실 계획했던 건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배가 고파 식사할 시간이 아니었음에도 들어간 식당이었다. 다행히 미리 찾아봐둔 식당이 있어 아무 데나 들어가지는 않았다. 단수이에서 약간 언덕진 곳에 위치한 식당은 작았지만 오후 3시에도 손님이 꽤 있었다. 우리는 간식 정도의 양으로 새우 소룡포와 돼지고기 소룡포를 주문하고, 밀크티와 그냥 차도 함께 주문했다. 소룡포는 기가 막힐 정도는 아니었지만 기대한 만큼은 맛있었고, 밀크티는 아쉽게도 기대 이하였다. 뭐, 밀크티가 대표 메뉴인 곳은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계획하지 않은 식사치고는 맛있었다. 어차피 여행 셋째 날에는 미리 예약해 둔 딤섬 맛집에도 갈 것이었고, 대만여행을 처음 계획했을 때부터 점찍어둔 밀크티 맛집에도 갈 것이었으니, 아직 기대할 것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그 계획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되는 일이 일어났다. 둘째 날 아침, 호텔 조식을 맛있게 먹고 차를 한 잔 타 마셨다. 평소 커피보다 차를 선호하는 편이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별생각 없이 집어든 티백 우롱차가…. 정말 맛있었다. 거짓말 안 보태고 태어나서 마셔본 우롱차 중에서 가장 맛있어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태어나서 마셔본 차 중 가장 맛있었다고 말하려다가, 그건 좀 오버인 것 같아서 참아본다.) 똑같은 걸 사가려고, 뜯어 마신 티백 포장지를 곱게 챙겨 왔다. 그 순간부터 맛있는 딤섬과 밀크티를 먹겠다는 목표에 맛있는 우롱차를 찾는 것 또한 추가되었다.


첫날은 단수이, 둘째 날은 은하동에서 지우펀까지의 투어, 그리고 셋째 날에 드디어 타이베이 시내를 돌아다닐 날이 왔다. 아침에 호텔 조식으로 완벽한 우롱차를 한 번 더 마시고 나와 국립고궁박물관에 갔다가, 미리 예약해 둔 딤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가장 유명한 ‘딘타이펑’에 가려다, 부모님께서는 이미 예전에 타이베이 방문하셨을 때 다녀오시기도 했고 나도 다른 곳이 궁금해서 ‘점수루’로 골랐다. 한 스승 밑에서 배운 두 제자가, 한 명은 딘타이펑을 한 명은 점수루를 세웠다고 한다. 딘타이펑은 조금 더 대중적인 맛이고 점수루는 좀 더 현지에 가까운 맛이라고 했지만, 과하지 않게 맛있었다. 소룡포는 게알과 송로버섯 등 속이 다양했는데, 각각의 향과 맛이 특별하고 인상적이었다. 그 외 대파튀김(?)과 찐 양배추 등 다른 음식들도 시켰는데 다 맛있었다. 지금 다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돈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중정기념당으로 향했다. 기념당이 대체 얼마나 큰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정말 컸다) 거기에 있는 ‘춘수당’에서 밀크티를 마셔보기 위함이기도 했다. 대만에서 가장 마셔보고 싶었던 브랜드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줄이 어마어마했다. 솔직히 한국이었다면 음료 한 잔을 위해 절대 그 정도의 줄을 서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아니었으니까, 대만이었으니까. 다행히 거의 1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드디어 맛본 밀크티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차의 맛도 깊었고 안에 들어간 쩐주도 쫀득쫀득 탱탱했다. 기다림의 가치가 충분하고도 넘쳤다.

그렇게 딤섬도 성공, 밀크티도 성공! 하지만 예상외로 우롱차가 가장 어려웠다. 꽤나 유명한 브랜드인 데다 인터넷으로 찾아봤을 때 가격도 저렴해서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건만, 아무 데서도 팔지 않았다. 그 브랜드의 상점을 보이는 대로 들어가 봤는데 딱 그 상품만 없었다. 우롱차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잎의 산지와 제조 방식에 따라 맛이 달라지므로 같은 제품이 아니면 의미가 없었다. 비슷한 거라도 있으면 사보려고 시음도 한 번씩 해봤으나 색깔부터 너무 달랐다.


결국, 나는 완벽한 우롱차를 찾지 못했다. 마지막날 공항에서까지 열심히 찾아다녔지만 끝내 실패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다 웬만큼 맛있었을 텐데 그냥 뭐라도 사 올걸 후회된다. 이미 다 지난 일이지만. 어쩌면 딤섬과 밀크티를 모두 쉽게 성공해서, 우롱차도 원하는 비슷한 맛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집착했던 것 같다.


대만에 다시 와야 할 이유가 그렇게 한 가지 더 생겼다. 맛있는 음식은 또 먹으러 다시 가야 하고, 못 먹은 건 못 먹은 대로 다시 가야 한다. 다음 대만 여행의 계획에는 ‘최고의 우롱차 찾기’가 포함될 것이다.




+) 그리고 그 외에 먹은 것들...


단수이에서는 카스테라도 먹었다. 운 좋게도 갓 나온 카스테라를 먹을 수 있었는데, 맛은 있었지만 안에 계란 껍데기가 꽤 나와서 당황했다. 카스테라 맛은 다 비슷비슷할 것 같은데, 유명한 집에만 줄이 길었다. 우리도 물론 거기서 사 먹었다.

첫날 저녁에 야경을 보기 위해 들른 용산사 근처에서 동파육덮밥을 먹었다. 짭짤한 짜장밥 같았는데 나는 맛있게 잘 먹었다.

둘째 날은 북부 해안 투어를 하며 늦은 점심으로 새우양배추쌈을 먹었다. 함께 주문한 볶음밥도 맛있었고 모닝글로리도 맛있었다. 저녁은 건너뛰고 지우펀에서 버블 밀크티를 사 마셨는데, 앞선 글에서도 말했듯이 답답했던 내게 구세주 같은 음료였다.

첫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과일도 사 왔었다. 자바애플과 스타프룻. 둘 다 채소 같은 맛이었다. 자바애플은 단맛 뺀 대추, 스타프룻은 살짝 단 파프리카 맛이랄까. 이렇게 쓰면 별로 맛없을 것 같은데 나의 맛 표현보단 괜찮았다. 더워서 수분 보충하기엔 딱이었다.

우육면은 호텔 조식으로 먹었고, 후추빵도 먹…었어야 했는데 그 스토리는 이후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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