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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준비물을 준비하기 ⑤ 생활한복

by 바다의별

내가 가고자 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너무 춥거나 바지를 입어야만 할 것 같은 외진 곳들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이번 여행에도 예쁜 원피스 한 벌 정도 챙겨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래도 긴 여행 중 한 번쯤은 원피스나 치마가 입고 싶을 때가 생기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그런 '예쁜 옷'으로 생활한복 한 벌 챙겨가기로 했다.


요즘 생활한복을 입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인터넷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며 예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정통 한복을 가져가면 더욱 좋겠지만 부피도 크고 관리하기가 쉽지 않으니 간소화된 생활한복, 퓨전한복을 많이 선택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저고리에 허리치마 형식의 생활한복을 사기 위해 인사동으로 향했다.

하지만 지금은 겨울이고, 내가 사고자 하는 건 봄/여름쯤 입을 만한 한복. 종류가 많을 리가 없었다. 겨울 한복도 예쁘지만 얇은 한복을 사기로 한건 여름에 유럽에서 입기 위해서다. 아무래도 따뜻한 곳에서 가장 많이 입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결국 인사동에 있는 거의 모든 한복 가게를 뒤지고 다닌 것 같다.


칼바람이 부는 날씨 속에서 되는 한복 입어보기에 지칠 무렵, 인터넷에서 얼핏 들어본 '소목한복'이라는 곳이 떠올랐고 정말이지 운명처럼(!) 마지막으로 방문한 그곳에서 마음에 쏙 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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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고리 깃이 셔츠 깃처럼 접혀 있는 것이 포인트. 저고리는 이렇게 안으로 넣어 입어도 되고 밖으로 꺼내 입어도 된다. 너무 화사한 건 왠지 부담스러워 얌전한 걸로 골랐다. 패턴이 흔하지 않아 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허리치마가 깔끔하면서도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리 심심하지 않아서 일반 흰 셔츠와도 잘 어울린다. 나중에는 일상 속에서도 입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생활한복을 고르러 다녔을 때, 한복 가게 직원들이 하나같이 여행 가냐고 물어보았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여행용으로 사가지고 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이번에 짐을 줄이기 위해 한벌만 구입했지만 나중에 언제라도 또 한벌 더 구입할 생각이다. 예쁘고 입기도 편하고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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