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노동의 굴레에서도 놓지 못하는 꿈에 대해
그 카페에는 손님이 많지 않지만 단골들이 있을거야.
동네 빵집의 맛난 빵을 그 카페에서 먹을 수 있을 거고, 커피도 제법 괜찮을거야. 향기도 좋고 너무 쓰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진한 커피일 거고, 그래서 그 무난함에 손님들은 편하게 몇 천원 기꺼이 낼 거고...
단골들도 소란스러운 사람들은 별로 없고 다정한 편이라, 눈 한번 찡긋, "어서오세요" 한 마디 인사면 충분히 기분좋게 있다 가는 곳이겠지. 소란스럽고 신세한탄 하고 싶어 찾아오는 사람들도 없진 않아. 가끔 와서 신세한탄과 목적없는 넋두리를 하는 그 손님에게는 말없이 웃어주기만 할 거야.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반짝반짝 닦고 쓸고 커피향을 가득 채운 카페에서 책을 펴고 앉아 졸고 싶어. 카페의 적막함에 불안해하지 않았으면...그러다 누군가 들어와서 다시 커피를 내리고 설거지를 하고 기계를 점검하고, 손님들의 수다소리를 ASMR처럼 듣는 것도 좋겠어.
그런데 내 나이 육십에 그 정도의 노동을 감당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