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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oon Feb 10. 2018

Dear My Stars

아일랜드 음악여행

세상에서 사라진 여성 뮤지션을 기리며  


Oh my life is changinge everyday

오, 내 삶은 매일 변하고 있어요

in every possible way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And though my dreams

비록 나의 꿈이지만

it's never quite as it seems

절대 보이는 것처럼 고요하지 않아요

Never quite as it seems

절대 고요하지는 않아요

The Cranberries <Dream>



또 한 명의 여성 뮤지션이
홀연히 세상에서 사라졌다


아일랜드 록그룹 크랜베리스의 리더 돌로레스 오리어던, 특유의 미성과 허스키한 고음, 어우러진 독특한 창법과 뛰어난 작곡 실력으로 크린베리스를 세계적인 밴드로 만든 뛰어난 뮤지션이었다. 한국에서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 ‘중경삼림’의 OST로 크랜베리스의 ‘Dream’이 인기를 끌면서 알려졌다. 무대를 장악하는 열정과 경쾌한 리듬 이면에는 애잔한 정서와 사회성 짙은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갑자기 전해진 그녀의 죽음 앞에 매력적인 ‘센 언니’의 노래를 따라 부르던 술 취한 밤들이 떠올랐다. 그녀의 목소리는 항상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젊은 날의 배경음악이었다. 오리어던은 그런 순간들을 지나서 변치 않은 무언가를 찾아 떠난 것일까.


영화 <Once>의 그 곳, 더블린


영화 <Once>의 배경인 더블린 월튼 뮤직
아일랜드를 꼭 가봐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영화 <Once> 때문이었다
 

Are you really sure that you'd believe me

그대는 날 진심으로 믿고 있나요

When others say I lie

I wonder if you could ever despise me

다른 사람들이 날 거짓말쟁이라 해도

그대는 나를 외면하지 않을 건가요?

You know I really try tobe a better one to satisfy you

알고 있나요? 난 진심으로 노력했어요.

더 괜찮은 사람이 되어서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for you're everything tome

그대가 내 전부이기 때문에요.

And I'll do what you ask me

그대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요

If you let me be free

나를 자유롭게 해준다면

If you want me satisfy me

만약 그대가 나를 원하신다면 나의 마음을 알아주세요

영화 <Once>의 OST, <If you want me>

마그리따 이글로바 Marketa Irglova


영화가 처음 개봉된 2006년에는 ‘버스킹’이라는 말조차 생소했지만, 주인공들이 자연스럽게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주옥같은 음악과 함께 흐르던 더블린의 풍경에 마음이 설렜다.

저예산 독립영화인 <Once>는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면서 사람들에게 아일랜드 혹은 더블린을 떠올리게 하는 대표적인 영화가 되었다. 영화 <Once>을 사랑하는 이가 더블린에 간다면, 거리 곳곳에서 영화 속 장면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기타를 치며 버스킹을 하던 곳이 크래프튼 거리이다. 소매치기가 가방을 들고 내달렸던 크래프튼 거리에는 수준 높은 뮤지션의 버스킹 공연을 볼 수 있고, 주말이면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더블린의 핫 플레이스이다.

영화 속 명장면 중의 하나가 주인공들이 악기점에서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그 악기점이 바로 ‘월튼 뮤직 Walton Music’,지금은 영화를 촬영했을 때와 외관이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Once>를 사랑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더블린 크래프턴 거리의 뮤지션


<Once>의 OST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마그리따 이글로바의 <If you want me> 이다. 남자 주인공이 준 CD 들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그녀의 맑은 목소리는 아일랜드의 밤 거리와 잘 어울렸다.

 ‘나는 당신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당신이 내 사랑을 받으려면 나를 자유롭게 해주어야 한다…’

여성 뮤지션은 자신의 감정을 섣불리 드러내지도 숨기지도 않고, 나직하게 읊조리는 듯한 노래로 표현하고 있다.


자유로운 예술가들의 안식처, 골웨이



그녀의 목소리에
위안을 받는 많은 이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참 외로워 너를 이렇게 안으면

너를 내 꿈에 안으면 깨워줘

이렇게 그리운 날 울고 싶은 걸

난 괴로워 니가 나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만 웃고 사랑을 말하고

또 그렇게 날 싫어해 날

난 욕심이 너무 깊어

더 많은 걸 갖고 싶어

난 너에게 편지를 써

내 모든 걸 말하겠어

- 이소라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아일랜드의 서쪽에 위치한 골웨이는 아이리쉬 문화색이 뚜렷해 아일랜드의 ‘문화수도’라 불린다. 코네마라, 모허절벽, 아란 제도, 버튼 국립공권 등 아일랜드 여행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대자연이 가까이에 있어 여름이면 젊은 배낭여행자로 붐비는 여행지이다.


높은 건물은 찾아보기 힘들고 오래되고 좁은 골목길로 이어지는 골웨이 시티는 하루면 구석구석을 다 돌아볼 수 있다. 이렇게 작은 도시지만 아일랜드 어느 곳보다 자유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로 가득하다. 버스커들은 아일랜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지만, 골웨이 거리에서 만나는 이들에게는 느긋한 자유로움이 묻어난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는 여유로운 연주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끌리고, 버스커들도 스스로 음악을 즐기며 노래한다. 거리의 버스킹 공연 뿐만 아니라 골웨이 시티에 있는 펍에 가면 매일 밤 아이리쉬 전통음악을 들을 수 있다. 밤 마다 펍마다 울러퍼지는 음악소리와 맥주 한 잔을 즐기는 순간이야말로 아일랜드 여행의 묘미이다.


<비건 어스>의 골웨이 버스킹 공연

골웨이는 얼마전 한국의 유명 뮤지션들이 해외에서 버스킹을 하는 프로그램에 소개된 적이 있다. 아일랜드 일정 내내 고분분투하던 뮤지션들이 가장 편안하게 공연을 즐겼던 곳이 바로 골웨이였다. 도시 전체가 예술과 음악을 사랑하는 기운으로 충만한 곳이라서 그랬던 걸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을 하는 이들은 그 예민한 감수성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칩거하다 다시 세상에 나타난 이소라 역시 짙게 드리운 다크써클만큼 불안정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음악을 사랑해왔지만, 그녀는 항상 이상적인 사랑과 음악을 갈구하면서 세상과 조화롭게 만나기 힘들어하는 듯 했다.

그래도 거짓말처럼 아름다운 아일랜드의 풍경과 함께 그녀의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녀의 목소리에 위안을 받고, 오랫동안 그녀의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Thank you, dear my stars


모허 절벽의 장엄한 풍경 속으로


잠 못 이루던 많은 밤들을 함께 했던, 사랑의 아픔과 부조리한 세상에 눈물 흘리던 우리에게 위안을 주었던 여성 뮤지션들에게 감사한다. 올 여름에는 앞으로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할 우리들의 아티스트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매일 변하는 삶 속에서 변하지 않는 음악을 남긴 오라이던을 기리며, 그녀들의 음악이 흐르는 아일랜드로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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