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경, 전략팀, 첫 탈출 시도

2020년 GMAT 시험, 2025년 미국 MBA의 복선이었나

1년 반의 지역본부 생활을 끝내고

H자동차 00본부 전략팀으로 배치를 받았다.

나는 운이 좋게도 내가 가고 싶었던 부서에

배치를 받은 케이스였다.


학교를 다닐 때는 막연히 전략이 멋있어

보여서 가고 싶었지만,

실제로 해보니 내 성격과도 잘 맞아서

더욱 재미가 있었다.


매월 자동차 판매 실적과 중장기 수요를

예측하는 일을 할 때는

내가 예측한 수치와 실제 판매량이

딱 맞아떨어질 때

묘한 희열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판매 대응 전략을 세우거나

자동차 관련 법규 등을

보고서로 쓰는 일도 좋았다.


야근이 좀 많은 것이 흠이 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내가 속한 팀이 가장 좋았던 것은

보고 배울 선배들이 정말 많았다는 것이다.

인성적으로나, 실력적으로나.

퇴사를 한 지 2년이 지난 지금도 간간히 연락을

드리는 분들은 모두 전략팀 때

함께 했던 분들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전략팀에 있던 시절,

첫 회사 탈출 시도를 준비했다.

압구정에 있는 유명한 GMAT 학원에 등록을 했고,

20대의 마지막을 스터디카페에서 불태운 끝에

'20년 8월에 원하는 GMAT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그 때 회사 탈출을 준비했던 이유는,

당장 회사를 떠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었다.

기획 업무가 정말 좋았고 좀 더 잘 배우고

제대로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회사 특성상, 이 본부 특성상,

순환 근무였기 때문에 언젠가는 전략팀을 떠나

다른 일을 해야했다.

근데 그 당시의 나는 엄청나게 해보고

싶은 일이 없었다. 굳이 꼽자면 판매 정도(?)

그래서 그 때의 나는 커리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찾은 방향성이 공부였고,

기왕이면 해외에서 더 넓은 세상을 보는 것이었다.

그래서 전략 컨설팅으로 트랙을 변경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해외 MBA가 적절하다 생각했고,

진학에 필요한 GMAT을 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다른 시험과 달리 GMAT은

유효기간이 5년이라는 점도

그 당시의 나에게는 매력적이었다.

약간 최후의 보루로 쓸 수 있는 카드 같달까?


실제로 정말 딱 시험 본 지

5년차가 되는 해에 미국 MBA를 붙었다.

인생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회사 업무와 시험 공부를 병행 했고, 곧 후회했다.

내 생각 보다 시험이 미친 듯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_^

나의 꽃다운 29살의 봄날을 갈아넣은 끝에

겨우 점수가 나왔고, 가차없이 시험을 마무리 지었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이,

그렇게 하나 든든한 카드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회사 생활에도 자신감이 생겼고,

업무도 더 자신감 있게 하게 되었다.

고과도 B→A→S로 점점 올라갔다.

퇴사 준비가 날 점점 퇴사와 멀어지게 했다.

회사에서 인정받기 시작했고, 정착하는 듯 했다.


하지만 미래는 알 수가 없는 걸까?

2025년의 나는 이미 2번의 퇴사를 했고,

미국 MBA에 합격하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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