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번째 MBA지원 무산, 그리고 인사팀
20년 8월 GMAT 점수를 얻고 난 이후,
MBA 지원 준비를 시작했고, 몇개의 학교에서 admission을 받았다.
하지만 정말 운이 나쁘게도 코로나가 더욱 심해졌고,
거의 모든 학교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였다.
해외에서 살면서 나만의 네트워크와 커리어를 쌓는 게
해외 MBA 진학의 가장 큰 목적인 나에게
그 당시 상황의 미국 MBA 진학은
'2억짜리 사이버대학(?)'으로 느껴졌다.
내 마음 속의 저울은 미국에 가지 않는 것으로
당시 무게 추가 기울었고, 때마침 보직 변경이 일어났다.
전략팀에서 인사팀으로 하루아침에 발령이 난 것이었다.
20년 12월 겨울이었다.
내가 지원한 적 조차 없는 직무와 조직 변경이었기에,
나 뿐만 아니라 그 당시 나의 상사 또한 매우 놀랐었다.
팀장님과 마지막 점심 식사 자리에서,
'이제 좀 쓸만큼 키워놨더니 그새 인사에서 빼간다'며
푸념을 늘어놓던 팀장님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인사팀으로 간 처음 몇달은 빠르게 적응하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속으로는 무던히도 많은 생각을 했었다.
이전 직무와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데다,
대문자 I인 내가, 왠지 누구와도 스몰톡을 기가막히게
할 것만 같은 인사팀의 일원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이 일이 나에게 맞는 일인가?', '나는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이러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그 때의 나는, 갑작스런 보직 변경에 회사에 불평을 드러내기 보다는
회사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를 택했다.
'직무가 맞지 않아서'라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던 내 자존심도 한몫 더했다.
책과 리포트를 찾아읽고, 구성원 인터뷰도 하고,
이전 업무 히스토리들도 보면서
나만의 방식으로 길을 만들어 갔다.
갑작스런 직무 변경을 한 회사가 원망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퇴사의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 능력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애썼다.
해볼 때 까지는 다 해보아야 후회가 없을 것 같았고,
오히려 한발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 '돈, 사람, 일' 중 2개만 맞아도 회사에서는 버텨보는 것이다."
이런 말을 입사 초에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 말은 내가 힘든 순간이 있을 때마다 꽤나 좋은 기준점이 되어주었다.
인사팀에 있을 당시, 다른 회사로부터 정말 헤드헌팅이 많이 들어왔다.
그 당시의 내 포지션보다 더 좋은 곳들도 꽤 많았다.
하지만 그 때마다 '돈, 사람, 일' 위의 기준에서 내 상황을 판단했었고,
이직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이직의 3가지 기준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더 다뤄보고자 한다)
인사팀에 처음 왔을 때는 '돈, 사람, 일' 그 무엇도 만족스럽다고는 할 수 없었다.
성과급이 안나오던 시절이라 연봉은 말할 것도 없었고,
일과 사람은 새롭게 적응해야하는 상황이니 섣부른 답변을 내릴 수 없었다.
직무 변경 후 한 4개월 쯤 지나서야 조금 확신이 섰었다.
연봉은 변화가 없지만(너무나도 슬프게도)
너무나도 좋은 워킹 그룹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는 현실을 깨달았다.
새로운 직무도 결국 내 노력 여하에 따라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2번 째 직무 변경을 통해서도,
나라는 사람은 결국 일에 대한 성과와 함께 일하는 사람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만의 퇴사 시기를 판별하는 기준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고,
이 기준은 퇴사의 기준이자 어떤 커리어 라이프,
어떤 삶을 스스로 지향해야할지
판별해 주는 기준으로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