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의 조건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 위한 기준을 세워라.

나의 직장생활 스토리를 계속해서 풀어나가기에 앞서

지난 편에서 이야기한 나만의 퇴사 기준을 먼저 써보려고 한다.


거의 10년이 가까워 오는 사회 생활 동안 평탄하기만 했겠는가.

무수한 혼란과 위기의 순간이 있었지만,

어떤 순간은 참았고, 어떤 순간은 과감하게 사표를 냈었다.

내가 '퇴사'라는 큰 결정의 순간에서 선택한 기준은

'돈, 사람, 일' 이 3가지이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일 것이고,

이미 저 기준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직장인들도 많을 것이다.


오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모두에게 저 3가지 기준이 33.3%의

동등한 비중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나에게 있어 3가지 기준에서의 가중치는 다음과 같았다.

사람(50%)>일(27%)>돈(23%)


1. 사람(50%)

입사를 할 때 내가 첫번째 회사를 택한 이유는

돈을 많이 준다는 이야기(실제로는 아님) 때문이었다.

곧 인터넷에 떠도는 글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연봉이 적다고 무수한 동기들이 떠나가던 시절에도

나는 퇴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사람이었다.

같은 팀에 늘 보면서 배울만한 선배가 있었고,

든든한 동기들이 있었다.

야무딱진 후배들을 보면 나 또한 성장했다.

'회사는 놀이터가 아니다'라는 말을

마음속에 새기며 사회생활을 하는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언제나 내 사회생활의 1순위었다.


나이를 먹을 수록 '어떤 사람을 곁에 두느냐'가

미래의 내 모습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나 스스로도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기 때문이었다.


내 스스로를 언제나 더 나은 환경에 두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나의 주변 환경이 더이상 만족스럽지 않을 때

퇴사를 결정했다.


2. 일(27%)

그 다음 내가 비중을 둔 가치는 일이다.

일을 보는 나의 기준은 재미다.

재미있어서 일을 하는 변태같은 직장인(?)이

세상에 어디있냐는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하루 24시간 중 절반 이상을 회사생활을 하는

직장인에게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이 일을 평생하고 살 수 있을까?'

'내가 이 일을 하고 살 때, 내 미래 모습은 어떨까?'

이 2가지가 일의 재미를 판단할 때

내가 늘 던지는 2가지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들이 의사결정의 기준이 된다.


3. 돈(23%)

가장 마지막 기준은 바로 돈이다.

아마 어떤 사람은 돈이 1순위일 수도, 0순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 또한 첫 취업을 했을 때,

그리고 이직할 직장을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기준은 돈이었다.

하지만 퇴직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돈은 가장 낮은 순위의 기준이다.

취업과 퇴사에서 돈에 대한 중요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첫번째 취업, 혹은 이직을 할 때

우리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정보는

연봉(돈) 뿐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사람과 일은 꽤나 주관적인 지표에 가깝다.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회사 좋아요! 라고 말하는 회사치고 좋은 회사는 잘 없다)

그러나 돈은 다르다. 숫자가, 통장이 증명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곳으로 이동할 때는 가장 정확한

객관적 지표를 1순위로 두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퇴사는 다르다.

이미 객관적 지표는 물론, 사람과 일이라는 다소 모호한 지표들도

나의 경험을 통해 수많은 데이터를 쌓아둔 상태이다.

더불어, 사람과 일은 기준이자 나의 지적 자산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기존 회사에서 쌓아온 네트워크, 업무 노하우 등이

새로운 회사에서도 먹힐 지 신중하게 판단해야한다.

새로운 회사에 갔을 때 더 좋은 환경이 주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배제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퇴사의 순간에는 사람과 일이라는 기준을

좀 더 가중치를 많이 두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환경이 나를 아직까지 성장시킬,

혹은 내가 성장을 하기 위해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인가."

"나의 일이 미래가 있는 일인가, 재미있는 일인가."


위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수없이 던졌고,

그에 따라 결정했다.


돈은 내가 생각한 연봉 하방선만 지지 한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직장인 근로소득으로는 어차피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연봉의 하방만 단단하다면 여기서부터는 투자로 버는게 훨씬 이득이다는

생각이 있었다.


"돈은 잃어도 다시 벌면 되지만, 사람은 잃어버리면 끝이니까."



결국 위의 기준과 가중치를 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던 건,

내가 어느 것에 반응하는 사람인지

스스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혹, 지금 퇴사와 이직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새로 가는 직장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회없는 선택을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숙고해 보는 시간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감히 조심스레 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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