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냄새

by 검정고구마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엄마가 이리 오라며 자기 무릎을 두드리면 강아지처럼 기어가 다리를 배고 옆으로 사르르 눕곤 했다. 엄마의 보드라운 치마를 만지작 거리고 있으면 귀이개의 얇은 쇠붙이가 조심스레 차갑게 귀안으로 들어온다. “엄마 살살해”, “응”. 엄마는 건성으로 대답하고, 내 귀 안쪽을 사부작 긁기 시작한다. 엄마의 숨소리가 뺨에 닿는다. 빨간 카펫 위로 떠오른 작은 먼지들이 하얀 햇빛을 받아 느리게 떠다닌다. “엄청 큰 거 나왔다.” 엄마가 건네주는 귀지를 작은 검지 손가락 끝에 올리고 한참을 바라본다. 조금 따뜻해진 귀이개가 다시 사부작 내 귀를 긁는다. 엄지를 검지에 포개 귀지를 바스러뜨린다. 엄마 몰래 카펫에 슬쩍 털어낸 손이 보드라운 엄마 치마를 매만진다. 고개 숙인 엄마의 냄새가 숨결을 따라 내 뺨으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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