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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몰스텝 엄마코치 Sep 08. 2020

전업주부에서 작가가 될 수 있을까?

결혼했을 뿐인데 취업이 안 된다니...??


인생은 항상 선택의 연속이고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내 책 1-03 결혼했을 뿐인데 취업이 안 된다니? 마지막 부분에 썼던 말이다.

이번 챕터에서는 사랑하는 남편과의 결혼으로 얻은 유부녀라는 새로운 이름과 계약 만료로 얻은 백수라는 이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계약이 종료되고 두 달 후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직장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결혼 준비에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계약 만료가 다가올 시기만 해도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내가 한 가지 놓치고 있었던 것은 나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일반 사무직이었다면, 그랬다면 조금은 쉬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결혼을 앞둔 비서를, (결혼 후에는) 유부녀 비서를 채용하길 바라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나는 결혼과 구직이라는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했다.

30년 가까이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온 남녀가 한 집에서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가 결혼식은 열심히 준비하지만 정작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는 것을 많이 보았다.

남편과 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결혼 예비학교를 통해 앞으로 우리의 결혼생활에 대한 준비는 했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다.

신혼 초 얼마나 많은 부부싸움을 했었는지 모른다.

연애 때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치약을 짜는 문제부터 빨래를 널고 게는 것, 설거지와 청소까지 모든 것이 다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었다.

구직 역시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현실의 벽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비서라는 직업의 특성상 정규직이어도 결혼을 하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거나, 기혼자는 입사지원조차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결혼 전에는 면접은 볼 수 있었다. 그러나 30을 앞둔 여성 구직자에게는 결혼에 대한 질문은 빠지지 않았다.

사실대로 두 달 뒤 결혼 예정이라고 하면 더 이상의 면접은 볼 수 없었다. 결혼을 앞둔 비서는 채용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듣게 될 뿐.

결혼 예정이라는 것을 숨기고 채용이 되었어도 영원한 거짓말이란 있을 수 없다.

결국 구직을 포기하고 결혼을 했고, 결혼 후 구직은 더욱 큰 산이었다.

기혼자 구직자에게 면접이란 개인의 능력과 주어질 업무에 대한 질의보다는 앞으로의 임신과 출산, 양육이 면접의 주요 질문이었다.

결국 나는 산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구직활동으로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웠다.

결국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또 하나 얻었다.

일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전업주부. 내 일은 있지만 아이 양육과 집안일까지는 완벽할 수 없는 워킹맘

어느 쪽을 선택하던지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와 미련은 생길 수밖에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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