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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몰스텝 엄마코치 Sep 15. 2020

전업주부에서 작가가 될 수 있을까?

나는 난임이었다.


내 생애 가장 간절히 원했던 것을 한 가지 꼽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남편과 나를 닮은 아이를 낳는 것이었다.

누구에게는 혼수(?) 일 정도로 속도위반이 많고, 어떤 커플에게는 허니문 베이비가 생기기도 할 정도로 계획하지 않는 아이가 찾아오는 경우를 주변에서도 많이 보게 된다.

또 누군가는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임신이 되기도 하지만, 난임으로 아이를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하는 커플들 역시 많은 것이 현실이다.

나 역시도 난임 경험자다.

1장 네 번째 chapter에는 나의 난임 경험을 담아보았다.

결혼 전 나는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아이들을 피해 다니기 바빴고 한 번도 아이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다.

그러나 결혼을 하고 나니 엄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한 번도 난임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결혼을 하면 당연히 아이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을 달랐다.

뉴스에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난임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였다.

주변에서 임신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몇 일간은 힘들었다. 축하해줘야 한다는 것이 머리로는 당연한 것이지만 가슴으로는 시기와 질투가 가득한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결혼 후 6개월 정도까지는 임신이 그렇게 간절하지는 않았다. 아직은 임신할 시기가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여유로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처음 임신을 기다릴 때는 기대감을 가졌다. 이번 달에는 임신일까? 생리 예정일이 다가오면 예민해지기 시작하며, 평소와 조금만 다른 증상이 생기면 혹시나 임신이 아닐까 기 기대한다.

한 달 , 두 달 계속되는 증상 놀이에 막연한 기다림이 시작된다. 그러다 실패하고 또 실패하다 보면 나 자신에게 화가 나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은 둘도, 셋도 낳는데 난 하나도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자포자기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더라.

이렇게 결혼 생활이 1년이 다 되어가니 친정엄마는 딸 가진 죄인이라도 된 듯 걱정을 하기 시작하시고 주변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하면 임신하는데 좋다더라~, 부부 사이가 너무 좋으면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더라~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다.

난임을 경험해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었다.

사실 병원을 가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남편의 몸상태를 바로 아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면 될 것이고, 문제가 없다면 여유롭게, 자연스럽게 아이가 생기길 기다릴 수 있다.

막연한 기대와 정확한 진단이 바탕이 된 기다림을 정말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문제가 발견되었고, 의사 선생님은 인공수정 시술을 권하셨다.

나 역시 빨리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에 의사 선생님의 말씀처럼 시술을 준비했지만, 남편은 달랐다.

그동안 아이를 갖고 싶다는 기대감은 있었지만, 무엇하나 제대로 준비해보지 않았다는 것이 남편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때가 5월쯤이었는데, 올해 12월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해보고 시술을 준비하자고 나를 설득했다. 지금까지도 기다렸는데 조금 더 기다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었다.

다른 난임부부들은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 부부는 그 무엇보다 신앙으로 이겨냈다고 말할 수 있다.

지금이야 쉽게 이야기하지만 당시에는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래도 그때만큼 간절하게 기도했던 적은 그전에도 후에도 없었던 것 같다.

기도의 힘이었을까? 시술을 권하실 정도로 자연임신은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었지만 그 해 11월 우리는 너무나도 간절했던 첫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다음 해 둘째까지 임신해 두 아이의 부모가 되었다.

간절했던 그 아이가 벌써 9살이 되었고, 둘째는 7살.

지금도 난임으로 마음고생하고 있는 난임부부들에게 나의 이야기가 많은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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