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힣히힣~. 반가워~. 있지, 있지~. 나 너~~무 대~단한 걸 알아버렸다? 그래서, 들어줄 친구를 찾고 있었어!”
(중략)
애석하게도 내 상황 파악은, 그녀를 조금도 쫓지 못하고 있어.
“정답은 사실, 먼~ 곳에 있는 게 아니야! 바로 내 옆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답인 거야!!!! 아~ 이걸 이제야 알아버리다니. 나도 참 바보 같아~. 하지만 이젠 그걸 잘 알 수 있게 되었어!!!! 세상이 얼마나 달라 보이는지 넌 몰라~. 아~ 침울한 걸 보니, 아직 그걸 모르는구나? 그렇지? 그렇지?”
흔드는 손을 멈춘 그녀는 여전히, 빠르기 그지없어. 그녀가 어떻게 저렇게 숨을 뱉어낼 수 있는지, 또 어떻게 이렇게 힘이 셀 수 있는지, 난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네. 아, 물론 조금은 알 것도 같아. 자고로 남한테 잘난 척하고 싶을 때, 괜히 급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 네 머릿속에만 있는, 잘난 나를 방생하는 거야!
“어~ 엄······.”
난 무슨 말부터 해야 좋을지, 감이 안 오고 있어.
(중략)
그녀가 누군지 물어봐야 하는 걸까······.
‘네 앞에선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
“응?! 무슨 일이야, 친구~! 어디 아파?”
그녀가 또다시, 내 눈에 가까워졌어. 아까보다 더 빤히 쳐다보네! 덕분에 난, 그녀의 갈색을 더 선명히 확인할 수 있었어. 그건 참 이상했어. 포근한 것과 따스한 것의 중간이 있다면, 그런 눈빛일까?
‘그녀의 창이 안쓰러워 보여······. 아마 내 창의 혼자를 본 거야······.’
“······.”
“······.”
난 어떤 명확한 표현도 할 수 없었어. 아까부터 난, 상당한 과부하에 걸려있거든. 아니, 사실 그녀를 만나기 전부터 난 그런 상태였어.
(중략)
이게 정확히 무슨 상태인지, 나도 몰라. 다만 희미하게 아는 건, 내가 하나의 사념 덩어리란 거야. 난 언제나 생각에 싸여있어. 그것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어느 순간 마음속에 전부 읽어버려. 또 동시에 생각해 버리는 거야. 최종적으론 세상의 모든 것들이 간단히 풀 수 없는 퍼즐이란 걸 알게 되어 버리는······. 그 속에서 난 뭘 느끼고 있는 걸까?
한참 동안의 침묵과 정적 속에,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아. 하지만 일어났어! 그녀는 한순간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털썩하고 앉아서는(우린 상당히 가까운 거리였기에, 하마터면 서로의 이마에 불을 낼 뻔했어!) 뭔가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지.
재밌게도,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머리가 맑아졌어. 하나하나 정리가 돼서, 아주 조금의 틈이 생겨난 거야. 난 오늘 처음으로 말다운 말을 할 수 있었어.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너무 많은 게 흘러 들어와서, 굽이쳤거든······.”
“흠~ 뭔지 잘 모르겠지만, 멋진 거 같아! 그리고, 궁금해! 하지만 간단한 거 아닐까? 시실, 모든 건 은근히 간단한 거더라고! 그냥 가장 궁금하고 입안에 근질거리는 말을 하는 거야!”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닌 거 같은데······.
“뭘 하고 있니?”
‘내가 생각해도, 아주 적절한 질문이야!’
“네 봄을 기다리고 있어!”
그녀는 여전히 무언가를 주무르면서, 날 올려다봤어. 그녀의 표정은 더더욱 밝은 빛을 발하고 있었고, 순간 황홀한 느낌이 들었지. 곧 그 황홀함을 질투하면서도, 그게 태양 같다고 느꼈어. 태양을 양껏 품은 꽃의 빛이 날 바라볼 수 있다면, 그런 느낌일까?
‘나 진짜 왜 이러지?’
“봄?”
여전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응! 네가 아직 준비가 안 된 거 같았거든. 근데 이젠 충분히 따뜻해진 거 같아.”
점점 더 알 수 없어~, 어지러워~. @@
“사실 봄은 이미 와 있어. 네 봄이 달아나기 전에, 부적을 하나 달아줄게.”
아이는 순식간에 일어나더니(이번에도 가까운 우리는, 이마에 불을 낼 뻔했지), 한 손으론 내 왼손등과 손바닥을 가볍게 잡았어. 놀랍네. 그렇게까지 보드라운 손은 아니더라. 하지만 그 따스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야. 또다시 난, 느낄 수 없을 정도의 시기를 느껴······. 이윽고 무언 갈 가볍게 쥔 그녀의 다른 손이, 내 손가락을 하나하나 짚어내고 있었어.
“아! 나보다 손이 크구나~.”
하더니, 내 마지막 손가락에 그것을 자리 잡아줬어.
“이게 네 몫의 봄이야.”
그건 풀로 엮은 반지였어. 왠지 난, 또 머리가 맑아졌지. 도대체 이 현상은 뭘까? 세상은 안 그래도 알 수 없는 일뿐이지만, 오늘 알 수 없던 두 가지는 더더욱 알 수가 없어. 하나는 수없는 무지의 나락 속으로, 날 끌어내리고 싶은 거 같아. 난 그것을 거부할 수 없지. 끝없이 떨어진다는 것의 묘한 쾌감을 난 분명 느끼고 있어. 이 상황에서?
다른 하나는 분명하지 않지만, 내가 앞으로 할 것을 어렴풋이 정해주는 힘에 관한 거야.
(중략)
“하지만 난, 예쁘다고 말했을 뿐인걸?”
“그게 봄을 알았다는 거야!”
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