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한정하기 - 소설

생각이란 건, 내 머릿속에 있다고 내 것이 되는 게 아닌 녀석이야. 생명과 의지를 가진 존재는, 스스로 많이 한정하기 때문이지. 마치, 벼룩이 닫힌 유리병이라는 인간의 지배를 혼자선 극복하지 못하는 거와 같아. 그 만만한 높이의 유리에 부딪히는 경험 때문에, 한동안 그 정도의 존재가 되는 거지. 그건 유리에 부딪히는 아픔이 아니라, 혼자선 저항할 수 없는 것 앞에 남겨진 외로움이야.


초롱아, 너도 나도 스스로를 많이 한정하고 있었던 거 같아. 우리의 생각이란 것들을 말하기 전의 상태란, 말 그대로 말이 안 되는 상태였던 거야. 그놈의 빌어먹을 언어가 아니었던 거지. 그런 건 진짜로 아는 상태가 아닌 거야. 우린 어쩔 수 없이, 혼자 힘으로 그럴듯한 논리를 완성할 수 없거든. 그 떠다니는 사념들을 간직하기 위해선, 글을 써보고 말을 해보고, 내가 아닌 어딘가와 문제가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았어. 그 구차하고 거나한 방식들의 언어들도, 꽤나 소중한 녀석들이었던 거야…….


제목 없음 4.png


이전 17화강과 섬 -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