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풍경

여행일기

by 배심온

이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다.


따로 서재도 없고, 출근을 하지 않으니 바쁠 것도 없고, 대출이 잦은 책을 읽는 것도 아니어서 내가 읽던 책은 늘 그 자리에 얌전히 꽂혀있으니, 책을 읽고 싶을 때 도서관으로 나오면 된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은 공원을 거쳐야 하니 산책도 할 겸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들이다.


2층과 3층의 개방형 열람실을 이용하는데, 놀랍게도 이용자들의 연령이 상당히 높다. 노년에 접어든 할아버지들이 다수를 이룬다. 열람실 앞 로비에도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고 쉴 수 있는 소파도 있다. 커피를 빼먹을 수 있는 자판기와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고, 각종 신문도 준비되어 있어서 몇 시간이고 심심치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늘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꽉 차있다.


나의 편견으로 도서관에는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일 거라 생각했으나 그렇지가 않았다. 학생들은 학교도서관을 이용하거나 밖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거나 백색소음을 즐기며 카페에서 공부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노인들의 독서하는 모습은 사뭇 진지하다. 흐뭇한 모습이다. 노인들은 주로 등산을 하는 줄 알았는데, 도서관에서 이렇게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줄을 새삼 알게 되었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노인사회로 접어들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아무튼 도서관은 책 읽기 최적의 공간이다. 조용하고 밝고 수많은 책이 거기 있으니까. 더구나 지하에 매점과 식당도 있다.


오늘도 읽다만 책을 만나러 도서관에 가려고 했는데 아뿔싸 두 번째 화요일, 휴무다. 어제 읽던 책을 대출했어야 했구나.


"말하기 전 생각하고,

생각하기 전 읽어라"


프랜 느보위츠의 글이다.


"혼자 지어내지 않은 것을 생각할 기회가 된다. 모든 나이에 권장되나 17살엔 특히 그렇다. 불편한 결론을 내릴 위험이 가장 큰 나이이기 때문이다."


부디 노인들 때문에 젊은이들이 공공도서관을 피하는 건 아니길 바란다.


2026.2.24. 두 번째 화요일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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