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 컨텐츠를 제공해주고 싶어서 시작한 나의 영어교육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가 어느 덧 만 명이 넘었다.
일단 시작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완수해내는 나의 집념으로 힘들 때에도 꾸준히, 조금씩 올려온 영상들이 어느새 조회수가 급증하면서 구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었다.
매년 받아야 하는 교육청의 겸직허가와 학부모 동의서, 학생 동의서를 받는 일이 귀찮기도 했지만 다행히 모두들 나의 교육적인 의도에 공감해 주셔서 업무에 지장이 가지 않는 범위에서 4년째 나의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협업 제안이 메일로 들어오는데, 공무원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유료 광고 제안이나 단순 홍보성 메일은 모두 제외하고 영어 매거진 집필이나 교육 영상 제작 등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일들만 교육청의 추가 겸직 허가를 받아 진행하고 있다.
어제는 오랜만에 메일함을 열어봤더니 너무나 반가운 연락이 와 있었다. KBS 방송국 작가님께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영어 프로그램을 기획중인데, 그 프로그램의 자문위원으로 나를 위촉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작가님께서는 방송에 많이 나와서 익숙한 연예인 샘 해밍턴 님과 그의 아들이 출연하는 방송을 기획 중인데, 원어민이 구사하는 영어가 아이들에게 너무 어려울 수 있고 구어체의 문장에서 비문이나 비교육적인 표현이 있을 수 있어 나에게 자문을 받고 싶다고 하셨다.
메일의 뒷 부분은 프로그램 정보가 노출될 것 같아 생략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 프로그램이고, 이렇게 의미 있는 일에 내가 공헌할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나 가슴이 뛰었다. 이렇게 의미 있는 일이라면 무보수라도 기꺼이 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메일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답신을 보냈다.
메일을 보낸 뒤 몇 시간 후, 내가 적어 보낸 번호를 통해 작가님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우리는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주중에 통화나 메일을 통해서 자세한 협업 내용을 공유하기로 하고 젠틀하게 대화를 마쳤다.
코로나19가 시작되었을 때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온라인교육이지만, 꾸준히 열정과 인내를 가지고 한 우물을 팠더니 이렇게 나에게 다양한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 강의,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영어교육 회사와의 집필 협업, 그리고 한국 공영방송인 KBS 방송국 프로그램의의 자문위원까지... 불과 3년 전만 해도 생각할 수도 없었던 꿈같은 일들이 모두 현실이 되었다.
얼마 전, 가슴이 답답해서 대전에 아주 용하다는 할아버지께 사주를 보러 갔을 때 그분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선생님은 사업을 할 팔자야. 40대 초반까지는 교사를 하다가, 이후에는 그만두고 사업으로 크게 돈을 벌 거야. 명예와 돈, 인복이 모두 따라오는 사주야. 지금은 안 믿기겠지만 두고 봐요. 틀림없이 내 말이 맞을 테니까. 그리고 아마.. 지금도 교사 말고 뭔가를 하고 있을걸? 내 말 맞지?"
할아버지의 말씀에 나는 깜짝 놀랐다.
"음.. 저.. 사실은 겸직 허가를 받고 영어교육 유튜브도 하고 있고, 책 출판에도 관심이 있어서 틈틈이 글도 쓰고 있어요."
내가 답하자 할아버지께서는 거 봐, 하면서 웃으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거 계속해요. 엄청 잘 될 거니까."
사실 나는 스스로에게 큰 확신이 있는 사람이다. 내가 매 순간을 분초 단위로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잘 안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주 상으로도 크게 잘 될 거라고 하니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 그리고 요즘 나에게 좋은 기운이 팍팍 붙는 것 같아서 그 말에 더 신뢰가 갔다.
그리고 할아버지께서는 나를 더욱 설레게 하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자네는 혼자 살 팔자가 아니여. 예쁘고 몸매도 좋고 직업도 좋으니 남자들이 가만히 안 둬. 앞으로 연하남을 만나서 결혼하게 될 거야. 그러면 오래오래 해로하면서 잘 살 수 있어요. 사주 상에 자식이 둘 있는데? 남매가 있지?"
내가 아들 하나 낳고 이혼해서 혼자 키운 지 6년이 되었다고 하자 할아버지께서는 또 말씀하셨다.
"다음 자식은 딸을 낳을 가능성이 높아. 올 해부터 남자 운이 크게 들어오는데 올해 만나서 임신하면 딸, 내년에 임신하면 아들이여. 얼른 만나서 자빠트려!"
... 네?
자빠트려요?
제가요?
할아버지의 너무나 솔직하고 노골적인 단어 선택에 뒤로 넘어가면서 크게 웃음이 터졌다. 대나무 같고 선비 같은 보수적인 내가 누구를 자빠트릴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웃다가 스스로 자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기분만은 무척 좋았다.
내 평생 연하남을 만나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앞으로 만날 수 있다니 얼마나 희망적인가?
요즘 나는 이런저런 희망적인 생각과 좋은 일들이 연달아 생기면서 따뜻한 봄바람이 몸을 감싸는 듯한 기분이 든다.
뭐든, 잘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인연도 다가올 것 같고 내 인생이 더욱 싱그럽고 행복하게 진행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