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의 장하원 감독님과의 인터뷰입니다.
Q1. 안녕하세요. <달고나> 잘 봤습니다. 장하원 감독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장하원 감독 : 안녕하세요. 달고나 연출 장하원입니다.저는 대학교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해서 최근 2월에 졸업을 했습니다. 달고나를 찍은 이후 졸업 영화로 단편 연출을 한 편 더 했는데요, 그 작품 이후에는 영상 PD로도 일해보고 여러 프로그램들을 통해 장편 IP를 기획개발하고 독집 장편 현장에도 다녀왔다가 현재는 다시 글을 쓰고 있습니다.
Q2. <달고나>는 창작의 출발점이 무엇인가요? 영화 창작 배경이 궁금합니다.
장하원 감독 : 사실 방금 여러분이 보신 달고나는 저에게는 달고나 2입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아이폰으로 촬영했던 달고나 1이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죽음’이라는 소재와 판타지, SF 장르에 관심이 많다보니, 처음 찍었던 단편영화의 내용이 ‘할아버지의 죽음을 실감하는 어린 아이’였습니다. 영화에서 아이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게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하고, 설탕이 없어서 할아버지와 달고나를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설탕을 사러 홀로 밖에 나서면서 맞닦뜨리는 일들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아이폰으로 촬영하기도 했고, 처음 찍었던 단편이라 아쉬움이 크게 남았어요.
시간이 몇 년 흘러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통해 다시 만들 기회가 생겼고, 똑같은 내용이 아니라, 조금 더 발전시켜서 만들고 싶었어요. 주제적으로도 달고나1을 찍을 당시엔 ‘누군가의 죽음을 체감하는 순간’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다면, 달고나 2는 죽음을 체감하는 ‘순간’이 아닌 시간이 흐른 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졌어요. 그러다보니 누군가의 빈자리나 상실의 슬픔은 극복하고 치유할 일이 아니라, 함께 남아있는 사람과 추억하고 그리워하면서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중심으로 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다 찍었을 때 <오징어 게임>이 방영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당시에 오징어게임을 보고 달고나를 소재로 사용했냐는 질문도 들었지만 전혀 아니었습니다!
Q3. 관객의 한 사람으로, 클라이막스 장면을 보다 눈물이 치솟았습니다. 이러할 수 있게한 건, 연출력인 것 같은데요, <달고나> 연출 작업을 하시며 중요하게 생각하신 포인트가 있으실까요? 그리고 사랑하시는 영화감독은 누구신가요? 궁금합니다.
장하원 감독 :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저는 이야기를 통해서 의미 없어보이는 물건들에 의미가 생기는 일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 영화가 시작될 때는 관객에게 ‘평범한’ 달고나가 영화가 끝났을 때는 ‘특별한’ 달고나로 와닿길바라면서 작업했어요. 그러기 위해서 달고나를 만드는 연아의 간절함이나 국자, 찌그러진 달고나 등의 소품을 신경썼던 것 같아요. 스탭분들이 달고나를 만들 때마다 실력이 느는 바람에, 실패한 달고나 만드는게 은근 어려웠어요. 영화 끝 부분에 강령술(?) 실패 후 연아의 짧은 몽타주가 들어가요. 후반 단계에서 추가한 장면인데요, 달고나를 홀로 만들면서, 연아가 아빠와의 기억을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드니 빌뇌브, 팀버튼,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님을 좋아합니다. 저는 세계관이 다른 이야기들이 어떤 면에서는 더 현실적으로 우리 삶의 모습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세계관 속에서 우리 삶의 모습과 감정을 발견하면 더 와 닿아요.
Q4. 시나리오 작업은 언제 하셨나요? <달고나>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관객분들에게 하려고 하셨나요?
장하원 감독 : 21년도 코로나 시기에 시나리오 작업을 했습니다. 누군가의 빈자리나 상실의 슬픔은 극복하고 치유할 일이 아니라, 함께 남아있는 사람과 추억하고 그리워하면서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Q5. 연아 캐릭터를 맡은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캐스팅은 어떠한 과정으로 진행됐나요? 촬영 현장에서 연기 디렉팅을 어떻게 하셨는지요?
장하원 감독 : 제가 다른 단편 영화에 캐스팅 디렉터로 참여했을 때 연우를 처음 만났어요. 그 때 연우를 보고, 지금의 이 모습이 더 성장하기 전에 빨리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달고나 초고에서는 배역의 이름도 연우에요. 연우를 염두하고 썼거든요. 지금은 훨씬 성장해서 활발하게 상업 작품을 하고 있어요. 연우가 워낙 똑똑하고 표현력이 좋아서 크게 디렉팅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표현해주는 부분이 많았어요. 현장에서 디렉팅할 때는 감정적인 설명보다는 행동 위주로 이야기하면서 연우와 호흡을 맞췄던 것 같아요.
Q6. 대부분, 연아의 집에서 스토리가 진행됩니다. 극중 딸 연아와 엄마 수진, 아빠 정훈의 집_로케이션을 저희가 영화에서 본 곳으로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이 곳에서 촬영하시며 잊을 수 없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장하원 감독 : 집 구할 때가 코로나 시기였어서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집 로케이션에서 연아가 달고나를 만드는 ‘부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어찌보면 슬픈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이미지적으로는 밝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연아가 달고나를 만드는 부엌에 창문이 있어서 밝은 햇살을 받으면 좋겠다는게 제일 중요한 조건이었어요. 찾다보니 그게 제일 어려운 조건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집들이 부엌 앞에 창문이 있으면 인덕션이고, 가스레인지면 창문이 없더라구요.
달고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스레인지가 필수거든요.. 집을 찾기 위해서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지역까지 돌아다녔어요. 그러다 지금 연아의 집을 찾았습니다. 미술 작가님이 꾸며 놓으셔서 그런지 구조적으로 저희가 손보는거 말고는 집에 미술이 많이 되어있었어요. 아늑한 느낌이 많이 살아있었고, 가장 중요했던 부엌이 제 조건에 딱 맞았어요. 지금도 영화를 보면 부엌에 빛이 들어오는 장면이 가장 뿌듯해요.
Q7. 현재 영화를 만들고 계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영화감독으로서 목표가 무엇인지요?
장하원 감독 : 영화를 계속 하는게 목표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위로를 받을 때가 많아서, 저도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데서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그 여정이 어렵다고 느껴져서 관두지 않고 업계에 남아있기라도 하자는게 목표입니다. 현장에서 만났던 PD님이 버티면 뭐라도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Q8. <달고나>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장하원 감독 : 달고나는 벌써 제가 찍은 지 꽤 시간이 흐른 작품이에요.그래서인지 저는 달고나를 보면 부족한 점만 보이고, 보여드리기 부끄럽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다행히도 찍은 이후로 지금까지 달고나가 관객을 만날 기회를 꽤 얻어서 효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 첫째 딸이거든요. 어떤 감독님이 영화는 관객들이 봐주면 계속 살아있다고 말해주셨어요. 혜화동 로터리 파티를 통해서 관객을 만날 기회를 얻어서 달고나가 살아있다는 걸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상영해주신 혜화동 로터리 파티 팀분들과 봐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