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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Rotary Interview :
박호범 감독

<동우>의 박호범 감독님과의 인터뷰입니다.

by 로터리 시네마
tempImageu6yPdc.heic <동우> 박호범(2023)

Q1. 간단한 자기소개와 작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호범 감독 :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단편영화 <동우>를 연출한 박호범입니다. <동우>는 엄마가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숨기고 싶어 하는 한-중 다문화 자녀 ‘동우’의 이야기입니다.


Q2. <동우>는 어떻게 시작된 이야기인가요? 작품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박호범 감독 : 제 숙모님이 실제로 중국인이시고, 제 사촌동생은 한-중 다문화 자녀여서 저는 어릴 때부터 중국이라는 나라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있었어요.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중국 항저우로 어학연수를 갔다 오기도 했고요.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중국에 대한 혐오 현상이 되게 만연해 있잖아요. 심지어 제 친구들끼리 평소 일상 대화를 할 때에도, 중국인에 대한 혐오 표현을 자주 듣게 되고요.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동우’라는 인물이 불현듯 떠올랐어요. 엄마가 중국인인데, 가장 친한 친구들이 중국인을 싫어하는 상황에서 혼자서 갈등하고 고통받는 그런 인물이요. 동우가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지를 상상하며 시나리오를 완성했습니다. 제 숙모님이 실제로 중국인이시고, 제 사촌동생은 한-중 다문화 자녀여서 저는 어릴 때부터 중국이라는 나라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있었어요.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중국 항저우로 어학연수를 갔다 오기도 했고요.


tempImageiHFerG.heic <동우> 스틸컷

Q3. 동우, 준길, 인호는 정말 그 나이대의 학생처럼 보입니다. 배우분들이 실제로 청소년인지, 동우 배역의 캐스팅 과정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박호범 감독 : 배우분들이 실제 청소년은 아니었어요. 영화에서 그렇게 보였다면 캐스팅이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뜻이겠죠?ㅎㅎ <동우>는 제가 졸업한 숭실대학교 영화예술전공에서 ‘크리틱’이라는 단편영화 워크숍 전공수업을 통해 제작된 작품이에요. 동우, 준길, 인호를 맡아준 이성욱 배우, 박은호 배우, 오상용 배우는 다 저희 숭실대 영화예술전공 선,후배님들입니다. 저희는 작품을 제작할 때, 학과 내부에서 자체 오디션을 진행해서 배우들을 선정해요. 이성욱, 박은호, 오상용 배우는 전부 오디션장에서 저에게 깊은 확신을 주었던 배우들이었어요. 3명이 모였을 때의 이미지 합도 너무 좋았고요.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배우들의 덕을 많이 보았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친한 사람들이라 만날 때 마다 고맙다는 얘기를 종종 하는데, 이 인터뷰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동우>의 삼총사 에게 정말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Q4. 동우는 준길에게 담배를 건네주지만, 실제로 동우가 직접 담배를 피우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동우는 담배를 피우는 설정일까요? 일부러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등장시키지 않으신 거라면, 그 이유도 듣고 싶습니다.

박호범 감독 : 대부분의 관객분들은 캐치를 못하시던 설정인데, 그걸 또 디테일하게 발견해 주셨군요.동우는 평소에는 담배를 잘 피우지는 않고, 평소 친구 무리 중 우두머리 역할인 준길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항상 담배를 가지고 다닌다는 캐릭터 설정이 있었어요. 그래서 준길이 담배를 찾을 때, 바로 자기가 갖고 있는 담배를 건네준 거구요.

그리고 동우가 흡연하는 장면을 일부러 영화속에 등장시키지 않은 게 맞아요. 다른 친구 두 명은 대놓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동우만 유일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지 않죠. 비슷하게 쉬는 시간에 교실에서는 친구들이 대놓고 중국인들을 욕하고 있는데 동우만 유일하게 가만히 있다가 그 자리를 그냥 피해버려요. 이런 장면들을 통해서 동우가 자기 일상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오, 차별, 폭력에 대해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대부분의 관객분들은 캐치를 못하시던 설정인데, 그걸 또 디테일하게 발견해 주셨군요.


tempImageDlO3DT.heic <동우> 스틸컷

Q5. 동우의 상처가 얼굴에 드러나고 나서야 입을 다무는 아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 장면 이후에 동우와 준길, 인호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박호범 감독 : 영화가 끝난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한 질문은 GV를 할 때마다 항상 받고 있어요.‘나중에 동우와 준길, 인호는 화해를 하는지.’ ‘동우의 앞으로의 학교생활은 어떻게 되는지.’ 같은 질문들이요. 물론 저는 동우를 응원하는 입장에서 저만의 정답이 있지만, 일부러 저의 답을 관객분들에게 얘기하지 않아요. 오히려 관객분들이 엔딩 이후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거수투표를 시키곤 해요.

-1번 해피엔딩 : 준길, 인호는 동우에게 진심으로 미안함을 표하며 셋은 화해를 하고, 동우는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학교생활을 당당하게 해나간다.
-2번 새드엔딩 : 동우는 준길, 인호와의 관계가 파탄이 나고, 준길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인해,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며 학교생활이 아주 힘들어진다.

(매 상영회 때마다 투표 결과는 다르게 나와요)

제가 관객분들과 이런 투표를 해본 이유는 사실 동우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는 우리들한테 달려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동우의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사실 주변에 되게 많이 계시잖아요. 그런 입장의 사람들을 우리가 평소에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대하는지가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영화가 끝난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한 질문은 GV를 할 때마다 항상 받고 있어요.


Q6. <동우> 이후에 작업하신 다른 작품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박호범 감독 : <동우> 이후에는 학교에서 졸업작품으로 <모범상>이라는 단편영화를 또 만들었어요. 이 영화도 <동우>처럼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요. 뇌병변 장애인 여학생 ‘소희’의 도우미 생활을 하고 있는 ‘선아’라는 친구의 이야기예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실제로 뇌병변 장애인 친구의 도우미 생활을 했었는데, 그때 그 친구에게 느꼈던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들을 기억하며 영화를 만들었어요. <모범상>도 현재 여러 영화제에 출품을 돌리고 있는데 나중에 ‘혜화동로터리 영화파티’에서 또 상영이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네요!


tempImageonmECu.heic <동우> 스틸컷

Q7. 영화를 계속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박호범 감독 :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너무 비싸고 힘들고 고통스러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계속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이냐 한다면 관객들이 제 영화를 봐주고 공감하고 무언가를 느끼고 가셨을때, 확실하게 짜릿한 성취감이 있어서 인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을 할 때마다 정말 신기하고 기분이 좋아요.


Q8. 마지막으로 <동우>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윤원준 감독 : <동우>를 아직 못 보신 분이 계시다면 ‘왓챠’에서 감상이 가능하니 꼭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막 화려하고 아름다운 영화는 아니지만, 보신 분의 마음 한편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어떤 울림이 있는 영화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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