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제4회 Rotary Sketch

세계의 확장은 영화와 대화로부터

by 로터리 시네마
tempImagec7M5ej.heic


제4회 혜화동로터리 영화파티가 지난 2월 27일에 진행되었습니다. 함께해주신 감독, 배우, 관객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현장 스케치와 리뷰, Rotary Sketch를 공개합니다.


Rotary Sketch :

세계의 확장은 영화와 대화로부터


tempImagegUy2jn.heic


2025 2 27일 저녁 7, 혜화카페 애틀랜틱에서 제4회 혜화동로터리 영화파티가 열렸습니다. 영화파티를 시작한지 벌써 6개월이 넘어갑니다. 이번 영화파티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원래대로라면 1시간 일찍 애틀랜틱에 도착하는 수미와 용수는, 이날따라 30분 더 일찍 애틀랜틱에서 만났습니다. 지금까지의 혜화동로터리 영화파티는 영수가 진행을 맡아주었지만, 이번 달부터는 다른 팀원들도 돌아가며 진행자가 되어보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4회의 진행자는 수미와 용수입니다. 미리 준비한 질문들과 멘트의 흐름을 정리하며, 그 둘은 긴장되는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오늘의 포토는 예송과 영수입니다. 저희는 각자의 자리에서 제4회 혜화동로터리 영화파티가 시작되는 순간을 기다렸습니다. 평소보다 조금 적은 관객들과 함께, 세 작품(<달고나>, <예티>, <동우>)을 관람했습니다.


tempImageOigdHf.heic


이번 달은 청소년 영화 특집으로,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 세 편을 상영했습니다. 세 작품 모두 20분을 넘지 않아, 이제까지 중 가장 짧은 러닝타임의 상영이었습니다. 저희 혜화동로터리 영화파티는 기본적으로 2시간 반 러닝타임의 행사이니, 영화가 짧다는 건 그만큼 대화를 나눌 시간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대화형 GV에는 <동우> 감독님과 주연 배우 두 분이 함께해주셨습니다. <달고나> <예티> 감독님은 개인 사정으로 인해 대화형GV는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감독님도, 저희도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달고나> <예티>에 대해 묻고 싶은 질문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으니까요.


tempImageJmhAXe.heic


<동우>는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있는 중국 혐오를, -중 다문화 자녀 동우를 중심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요즘 소수자와 여러 차별을 다룬 영화가 많지만, 중국 혐오를 메인으로 다룬 작품은 잘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인물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같은 작품에 대한 질문부터 시작해서, ‘다문화 청소년이 사회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같은 쉽게 입을 떼기는 어렵지만 꼭 생각해 봐야 할 아주 중요한 질문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세 편의 영화를 돌이켜보면, 주인공들의 슬픈 눈이 떠오릅니다. 죽은 아빠를 만나기 위해 강령술 영상을 집중해서 보는 연아의 동그란 눈, 동성연애를 다들 장난으로 알고 웃어넘길 거라는 성민의 말에 서글픔을 감추지 못하던 도윤의 눈빛, 자신의 엄마에게 멸시 어린 언어와 눈빛을 보내는 친구들을 지켜보는 동우의 눈동자. 세 명의 아이들, 연아, 도윤, 동우는 각자의 상처와 슬픔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슬픔은 투명하게 아이들의 얼굴 위로 떠올랐습니다.


tempImageHbmiU7.heic
tempImageyIsIgh.heic


그리고 그 얼굴들은 우리 안의 또 다른 얼굴들을 마주하게 했습니다. <달고나>를 보며 누군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얼굴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지금은 볼 수 없는 어떤 이의 얼굴을 떠올렸을 수도 있습니다. <예티> <동우>를 보며 혐오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리고, 상처 입은 자들의 얼굴을 마음 한구석에 생생하게 기억하며 살아갈 관객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tempImagesTujuv.heic
tempImagef0vZdM.heic


관객을 원하는 영화와 이런 자리를 원하는 관객, 함께 보고 싶은 영화를 원하는 자리. 이곳 애틀랜틱에서 이 셋은 만났습니다. 매번 새롭게 혜화동로터리 영화파티에 방문해 주시는 관객분들이 있어 저희 팀은 항상 감사드리는 마음뿐입니다. 퀴즈를 위해 준비했던 달고나는 새롭게 영화파티를 방문해 주신 관객 두 분께 전해 드렸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해주신 관객분들의 얼굴을 보며, 혜화동로터리 영화파티가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에 계속될 수 있을 거란 희망을 품어봅니다.


tempImagelLLAEw.heic
tempImagerIeZ8L.heic


영화를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내가 사는 세상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았던 것들, 하지만 남의 눈에는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이 확장되며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애틀랜틱에서 함께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있는 중이란 생각도 듭니다. 영화란 그런 것이고, 영화로 나누는 대화가 그런 것이니까요.


이번 3월에는 장편 영화 상영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더 많은 관객분들과,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서로의 세계를 넓혀주고, 우리를 느슨하게 이어줄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3월에는 혜화동로터리 영화파티의 문이 며칠 더 열려있을 듯합니다. 카페 애틀랜틱에서 확장의 순간을 함께할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제4회 Rotary Interview : 박호범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