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미션>의 변태진 감독님과의 인터뷰입니다.
Q1. 변태진 감독님과 <인터미션> 소개 부탁드립니다.
변태진 감독 : 안녕하세요. 저는 단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고요,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지금은 서울영상고등학교 영상콘텐츠과 교사로 재직 중입니다. <인터미션>은 2011년 졸업 영화를 찍은 이후 10년 만에 만든 저의 복귀작입니다. 저를 포함해 이 영화에 참여한 대부분의 스탭과 배우들이 영화 말고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요. 하지만 모두 마음 한켠에 영화를 만들고 싶은 의지가 남아 있었고, 언젠가 다시 해야 할 거라고 믿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목도 극 중간에 존재하는 휴식 시간이라는 뜻의 <인터미션>으로 정했습니다. 인터미션이 끝나면 다시 극이 시작되는 것처럼, 지금의 삶을 넘어 앞으로도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Q2. 영화 <인터미션> 창작_제작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합니다.
변태진 감독 : 스무 살 때부터 대학 동기들이 주축이 된 소위 ‘동기 영화’를 찍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다들 바쁘기도 하고 다들 살 길 찾아가는 과정에서 없던 일이 돼 버렸죠. 그러다가 제가 10년 만에 영화를 찍으려는데 그 ‘동기 영화’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렇다면 우리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시놉시스를 썼죠. 그리고 무작정 동기들에게 전화를 돌렸는데 다들 재밌어하더라고요. 그래서 배우와 키스탭은 동기들이 맡고 각각 팀을 꾸리기로 했어요. 그렇게 해서 17년 만에 우리들의 ‘동기 영화’를 찍었죠. 아 맞다! 그래서 원래 영화 제목이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04학번’이었어요. 그런데 이 영화는 우리만의 이야기를 넘어 다른 이들에게도 공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제목을 바꿨어요.
Q3. 영화 각본이 좋았습니다. 각본작업을 얼마동안 어떻게 하셨는지, 영화 초반 대학 동기 네사람이 한자리 앉아 주고받는 대사는 어떻게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변태진 감독 : 초고는 반나절 만에 한 호흡으로 썼어요. 근데 그 뒤에 수정을 많이 했죠. 전체적인 방향은 바뀌지 않았는데, 대사를 정말 많이 고쳤어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리허설을 일주일에 한두 번씩 총 6주간 했거든요. 네 명의 배우들이 각각 수서, 양재, 안양, 용인에 사는데 퇴근하고 저녁 8시까지 목동에 모여서 12시 넘어서까지 리허설을 했어요. 다 동기들이니까 편한 분위기였는데 시간도 있으니까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고 이걸 토대로 즉흥 연기를 많이 시도했어요. 그 과정에서 좋은 대사들이 나오면 고치고 또 고치고 이걸 반복한 거죠. 만약 <인터미션>의 대사가 좋다면 그건 다 배우들 덕분이에요. 힘들었지만 정말 재미있었어요.
Q4. 촬영은 언제 몇회차로 진행됐나요? 그리고 3년이 지난 현재도 잊을 수 없는 촬영장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변태진 감독 : 촬영은 총 2회차였어요.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실제 운영하는 이자카야에서 찍었는데요, 그게 가능했던 게 촬영할 때가 코로나 19가 가장 심할 때라 영업을 10시까지 밖에 못했거든요. 그래서 10시에 끝나면 마감하고 바로 촬영 세팅해서 해뜨기 전까지 찍을 수 있었어요. 근데 문제는 그 당시가 코로나 19 때문에 5인 이상 집합 금지 기간이었다는 거에요. 그래서 서초구청에 전화했더니 대뜸 영화를 왜 찍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약간 당황해서 ‘영화를 찍는 게 내가 할 일이고 내 꿈이다!’라고 했더니 바로 촬영 허가를 해줬어요. 그렇게 촬영 허가받고 가게 벽면에 ‘촬영 중’ 붙이고 앞에서 서성이는 사람들 있으면 연출부가 보내서 설명하게 하고…… 하, 진짜 힘들었어요. 촬영 허가를 받았는데도 혹시 신고당하면 촬영이 딜레이될 수도 있잖아요. 정말 노심초사하며 촬영했습니다. 다행히 신고는 안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Q5. 음악이 영화톤에 일조하고 있는데요, 음악 작업은 어떠한 과정으로 진행하셨나요?
변태진 감독 : 영화 내내 배경으로 나오는 음악은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무료 음원을 사용했어요. 배경이 술집이다 보니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와야 했는데 모든 곡을 작곡하기엔 어려움이 있었거든요. 어울리는 음악을 찾으려고 유튜브 음원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몰라요. 그 외에 배우들이 졸업 공업의 한 장면을 재연하는 부분에 음악이 필요했는데요, 유튜브에 어떤 분이 자작곡을 올려놓으신 걸 듣게 됐어요. 너무 마음에 들어 댓글을 남겼고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엔딩곡은요, 이 곡을 통해 노스텔지어적인 감성을 불러일으켜야 했거든요. 제가 가르쳤던 졸업생 중에 영화 음악 하는 아이가 있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작곡해 준 여러 버전 중에 지금의 곡을 골랐어요. 피아노만 있는 단순함이 좋더라고요.
Q6. 편집,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편집 시간 얼마동안 진행됐나요? 영화가 완성되기까지 중요한 편집 에피소드가 있으셨나요?
변태진 감독 : <인터미션>은 졸업 공연을 재연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모두 롱테이크로 찍었어요. 배우들의 앙상블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편집이 크게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또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특히 롱테이크와 롱테이크를 이을 때 신경을 정말 많이 썼어요. 컷 타이밍이 너무 많다 보니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느라 두 달 이상 편집에 매달렸던 것 같아요. 그리고 편집하면서 정말 중요한 에피소드가 있었는데요, 편집 중에 엔딩이 바뀌었어요. 원래 시나리오에는 졸업 공연 재연을 마친 뒤 4명이 자리에 앉아 연극영화과 다니는 학생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귀를 기울여요. 그때 알바가 소주 한 병을 들고 와서 "혹시 배우분들이세요?"라고 묻는 순간, 모두가 어색한 표정을 짓는 엔딩이었어요. 실제로 그렇게 촬영했지만, 편집을 하다 보니 그 장면이 너무 거짓말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촬영 감독이 테스트하면서 찍어 놓은 빈 테이블을 주인공인 찬욱이 바라보는 것으로 바꾸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지금 버전으로 엔딩을 바꾼 게 정말 잘한 것 같아요.
Q7.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변태진 감독 : 예전에는 이런 질문을 받으면 뭔가 고급 어휘를 사용해서 멋들어지게 대답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깨닫게 됐어요. 사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는 거죠. 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그게 가장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시나리오를 쓰고, 배우를 만나 캐스팅을 하고, 스탭을 꾸리고, 콘티를 짜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이 모든 과정이 저에게는 너무나도 즐거워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Q8. 끝으로 영화<인터미션>에 대한 한마디 하신다면
변태진 감독 : 제 아들이 생후 19개월일 때, <인터미션>을 찍게 됐어요. 그 시점에 갑자기 제가 영화를 찍겠다고 하니, 아내가 정말 많은 고생을 했죠. 두 돌도 안 된 아이를 돌보면서도 단 한 번도 원망하지 않고 묵묵히 저를 응원해 준 아내가 없었다면, 이 영화를 절대 완성하지 못했을 겁니다. 진심으로 고맙고,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