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게 있다는 게 부러워요

by 센디

어느 날, 누군가 내게 말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게 부러워요.”


그 한마디가 내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나는 그저 내 이야기를 들려주었을 뿐인데, 상대방은 그 안에서 자신이 가지지 못한 무언가를 발견한 듯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순간 멈칫했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여러 사람들은 말한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난 이걸 느꼈을 때가 29살이었다. 이 때 나는 얼마나 허탈했는지 이루말할 수 없다. 내가 지금까지 선택한 모든 것들은 날 위해, 내가 좋아서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참나, 아주 크나큰 착각이었지. 그 선택들은 날 위한다고 가장한 선택들이었고 사회와 남의 눈높이에 맞춘 것들이었다. 난 그때부터 나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아주 작은 것부터. 나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색을 좋아하고, 어떤 영화 장르를 좋아할까?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일까? 어떤 순간에 가장 기뻤고, 어떤 일을 할 때 시간을 잊었을까? 나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단점은 무엇일까? 이렇게 천천히, 조금씩 내가 잃어버린 단서를 되찾아 갔다. '나'라는 단서 말이다. 그 과정 속에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기도 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나를 맡기고 싶었던 날들이 있었다. 그런 날들은 나에게 좌절과 무력감을 안겨주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속에서 쉼을 찾기도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나는 비로소 내가 진정 원하는 것과 마주할 용기를 얻었다. 내가 한 가지 깨달은 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압박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때로는 멈춰 서서 주변을 둘러보고, 내가 진정 어디로 가고 싶은지 곱씹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멈춘 순간들 속에서, 나는 천천히 나를 다시 발견했다. 예전에 좋아했던 취미를 다시 시작해 보기도 하고, 새로운 경험에 도전해 보기도 했다. 실수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작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과의 대화는 점점 깊어졌다. 그 대화 속에서 나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나는 그때 깨달았다. 하고 싶은 일이 없다는 건, 어쩌면 내가 진짜로 나를 이해하려는 여정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리고 그 여정은 언제나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가장 가치 있는 여정임을. 지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다면, 그건 괜찮다. 내가 한 발짝 멈추고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작은 단서 하나라도 발견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나 자신에게 다짐한다. 언제나 그렇듯 내 선택에 후회 하지 않을거라고, 그리고 다시 길을 잃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내가 나를 찾는 과정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바로 나를 살아 있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기억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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