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엄마의 체온 엄마의 향기

by 김성희


봄의 기운과 겨울의 기운이 함께하는 요즘이야 엄마.

눈부신 햇살이 침대 가득히 들어오면

난 엄마의 사진을 보며 아침 인사를 해.

"엄마, 잘 잤어?'

엄마 얼굴 한번 쓰담 듯 손으로 쓸어내리지.

이 말 한마디가 이렇게 다정하고 따뜻한 것인 줄 이제야 느끼네.

사소한 말 한마디 그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었다고

엄마에게 다정한 그 한마디들을 평소에 해주지 못했을까?

딸이 해주는 한 마디에 엄마는 모든 슬픔과 힘듦을 덜어 낼 수 있었을 텐데.

그 말로 하루를 미소로 가득 채우기에 충분했었을 텐데.

나는 왜 이제야 그걸 깨달았을까.


엄마가 없는 그 모든 시간이

그리움으로 가득해. 미안함으로 가득해.

수많은 감사함이 흘러넘쳐서, 자꾸만 눈물과 미소가 교차해.

나의 우주가 엄마가 전부였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그 시간을 걷고 있는 것 같아.

여전히 엄마라는 우주 속에 머물러 이렇게 하루를 살아가는 것을 보면 말이야.

엄마는 없지만 엄마 없이도 엄마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조차 너무 소중해.

나에게 엄마의 시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아이고, 우리 막내 없으면 어쩔 뻔했어."

내게 얼굴을 부비며 말했던 엄마의 표정과 말이 떠올라.

8남매 중 막내딸이 엄마 눈에 얼마나 사랑스러웠었는지

그 말 한마디에 다 녹아져 있었다는 것을.

나는 엄마에게 너무도 눈부신 예쁜 딸이었겠지.

내가 결혼해서 외손주를 안고 갔던 날

"이그, 쪼그마했던 게 언제 이렇게 커서 엄마가 되었을고."

엄마의 말에는 딸을 향한 엄마의 사랑이 묻어져 있었다는 것을.

마냥 아기 같은 딸이 어른 되어 엄마가 되었으니 얼마나 대견했을까.

또 얼마나 흐뭇하고 감동이었을까.


작디작은 외손주들을 보며 엄마는 미소를 멈추지 않았지.

그 속에서 당신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을지도.

엄마에게도 엄마와 함께한 당신 아이들의 시간이 있었을 텐데.

나는 육아에 지쳐 아이들을 무감각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

엄마는 그 아이들을 사랑 가득한 시선으로 쳐다보았지.

그 미소, 그 눈빛이 여전히 떠올라 엄마.

아이들에게 야단치고 짜증 내는 나에게

"아무 소리 말어. 애들 키울 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줄이나 알아."

이렇게 말하며 오히려 나를 혼냈었지.

엄마는, 엄마라는 인생 선배로써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

내게 말해주었던 거야.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그 행복이 무엇인지 알았기에.

그건 아마도, 자식이 당신 삶의 이유였을지도 모를 엄마에게

그리고 나에게도 적용되었던 내 삶의 전부인 나의 아이들을 향한

같은 마음이었을 거야.


사람의 향기는 그 사람이 떠난 후에야 느낀다는 말.

엄마가 떠난 후에야 엄마의 향기가

내 삶 구석구석에

때로는 짙게, 때로는 은은하게 뿜어져 나와.

'엄마, 엄마라는 존재는 참 신기해.

엄마는 정말 신이 아닐까?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만으로도

세상을 충분히 견딜 수 있는 마음이 생기니 말이야.'

그랬다. 내게 엄마라는 존재는

엄마라는 그리움과 향기는

여전히 내가 세상을 버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는 것을.


엄마, 나는 오늘도 엄마의 향기를 더하는 하루가 될 것 같아.

엄마 없이도 엄마의 그리움만으로도

여전히 내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는 건

엄마가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딸을 향한 엄마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엄마, 엄마의 그 모든 사랑, 고마웠어요.'

그립다. 여전히 엄마의 따스했던 그 체온

모든 것을 잊고 평온함 속에 머물 수 있었던 엄마의 그 체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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