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기억을 만드세요

by 김성희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주었는가?'가 아니라

'아이는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느끼는가?'

시간이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완벽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다만 아이가 훗날 삶이 힘들 때

연어처럼 돌아올 수 있는 따뜻한 기억 하나면 됩니다."

-위로는 서툴수록 좋다 중-


나의 어린 시절은

막내라는 특권으로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참 많이도 따라다녔다

아직도 나의 기억 속에

쾌쾌 묵은 앨범 속 사진에는

멜빵치마를 입고 빨간 구두를 신고

아빠가 직접 잘라준 못난이 인형 같은 머리로

웃고 있는 엄마 옆에, 아빠 옆에 함께 찍은

사랑스럽고 쪼그마한 여자아이의 모습이 있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함께 한 시간들

그 아름다운 추억들은 8살에 멈추었지만

여전히 내 기억에 남아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엄마의 청춘과 결혼생활은

사진 속에 멈췄고

8남매를 어렵게 키워내니

어느새 당신은 거동조차 불편했다


가정을 꾸린 자식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얼마나 궁금하셨을까?


엄마의 마음을 헤아린

다섯 번째 언니가

엄마를 모시고 제주를 시작으로

각 지역에 사는 아들, 딸들의 집을 모시고 다녔지


8남매 중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언니는 엄마를 휠체어에 태우고

그렇게 아름다운 효녀 노릇을 했다


지나고 보니 언니는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다

나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


엄마에게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줘서 너무 감사하다

몸이 불편한 엄마를 모시고

장거리를 몇 날 며칠 엄마의 미소를 짓게 해 준......


엄마는

당신의 삶으로 자식에 대한 사랑을 증명했다

그 따스한 사랑의 기억으로

자식들은 힘겨운 날들을 살아낼 것이다


다정한 말 한마디 해준 적이 없는 엄마였지만

침묵 속에도 엄마의 사랑은 존재했다는 것을

그때는 너무 어려서

가슴속 깊은 사랑을 차마 알지 못했다


이제 곧 엄마의 두 번째 기일이 다가온다

그날 나는 또 어떤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까


엄마

당신의 사랑은

한 사람이 한평생을 살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언니

엄마가 떠나기 전 언니 덕분에

엄마가 눈부시게 따뜻한 기억을 품고 가게 해줘서

눈물 나게 고마워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그 소소한 일상들이

세월이 흐른 뒤 얼마나 귀하고 소중했는지를......

그러니 우리

부모님께, 그리고 나의 아이들에게

조금만 더 다정한 사람이 되기를 빌어요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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