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는

by 김성희

엄마가 나 되고 내가 엄마 되면

그 자장가 불러줄게

엄마가 한 번도 안 불러준

엄마가 한 번도 못 들어본

그 자장가 불러줄게


내가 엄마 되고

엄마가 나 되면

예쁜 엄마 도시락 싸

시 지으러 가는 백일장에

구름처럼 흰 레이스 원피스

며칠 전날 밤부터 머리맡에 걸어둘게


나는 엄마 되고

엄마는 나 되어서 둥실

- 이생 <하재연> -


이 시를 소리 내어 읽고 있노라면

괜스레 가슴이 뭉클해진다

코끝이 찡해진다


내가 마지막 삶을 끝내는 날

엄마가 나의 자장가 되어

두렵운 마음없이 편안하게

엄마품으로 하늘나라로 가면 좋겠다


내가 엄마 되고

엄마가 나 되면

엄마의 손과 발이 갈라지고 부르트지 않게

고운 손, 고운 발 예쁘게 지켜줄게


엄마의 뽀얗고 하얀 피부

햇볕에 그을리지 않게

그렇게 지켜줄게


산 아래 텅 빈 집에

혼자 두지 않을게

엄마가 떠나는 날까지 외롭지 않게

두 손 꼭 잡고 함께 있어줄게


외로웠을 수 많았을 엄마의 날들이

너무 아파서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지독했을 그 외로움 속에서도

당신은 차마 끝끝내

자식들 삶을 붙들지 않았습니다


낳아주고 길러주고

각자의 가정을 지키며 사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숙제가 끝난 듯

당신의 아들 딸에게

절대 매달리지 않았습니다

살고 싶었을 당신의 목숨 앞에서조차


내가 엄마 되고

엄마가 나 되는 다음 생에가 온다면

세상에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예쁘고 귀한 것들로

엄마에게 다 쥐어줄게


엄마......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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