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단 한 번도
자신을 먼저 챙긴 적이 없었다.
평생 날 중심에 두고 싶었지만
나는 엄마를 중심에 둔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다음'은 오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는 더는 전화를 걸 수 없고
돌아갈 수 없고
인사할 수 없는 순간을 맞는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중-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이토록 아프고 미안한 감정들조차도
진심이 맞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몰려왔다
엄마를 상실한 슬픔 속에
묻혀있던 시간들이
마치 거짓의 눈물 같았다
나는
단 한 번도
엄마를 내 삶에 중심에 두었던 적이 있던가?라는 질문에
갑자기 부끄러워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 상장을 받은 날
받아쓰기 백점을 받은 날
1등을 하던 날
자랑하고 싶고
무섭고 불안한 날에만 애타게 찾았던
무언가
내가 엄마를 필요로 하던 날들에만
엄마를 찾았던 것은 아닌지
무탈한 날보다
힘들고 지친 날들은
엄마를 먼저 찾았다
그렇다
나는
내가 엄마를 원하고 필요한 날에만
엄마가 1순위였다
그런 내가
고아가 되었다고
엄마를 수없이 찾았단 말인가
못해준 것만 떠올라
가슴에 미안함이 차오른다
자식만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을 엄마를
나는 단 한 번이라도
엄마를 품어본 적이 없는 딸이었다
엄마를 향한 그리움은 거짓이 아닌데
엄마를 향한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은 거짓이 아닌데
스스로를 돌아보니
그런 마음조차 부끄러워지는
나는 못난 딸
인간은 별수 없구나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그 흔한 말들 속에는
결국 나를 위한 일들로 가득했다는 걸
내 마음이 원하고
내 마음 편하자고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내뱉는 말들은 아닌지
나는 엄마를 단 한 번도
중심에 두지 않았던 딸이었음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