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주기
새벽 2시, 또다시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 머릿속에서는 어제 회의에서 했던 실수가 무한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그때 다른 말을 했으면..., 왜 그런 바보 같은 실수를 했을까...
그런데 문득 깨달았다. 내가 복잡하게 살고 있구나.
인생이 복잡한 게 아니라, 우리가 너무 복잡하게 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이 어제의 실수라면, 당신은 이미 오늘을 어제에게 빼앗긴 것이다.
어제 프레젠테이션에서 버벅거렸다고? 그건 어제 일이다.
어제 친구와 다툰 일이 마음에 걸린다고? 그것도 어제 일이다.
어제 운동하지 못한 것이 자꾸 생각난다고? 역시 어제 일이다.
어제의 실패는 어제에 두고 와야 한다.
오늘은 새로운 하루다. 새로운 기회다.
어제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24시간이다.
과거를 아예 무시하라는 건 아니다. 과거에서 배울 점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복습과 후회는 다르다.
복습은 이렇다:
어제 프레젠테이션에서 준비가 부족했구나. 다음번엔 더 준비해야겠다.
후회는 이렇다:
어제 왜 그렇게 바보 같이 했을까... 나는 정말 안 되는 사람이야...
복습은 미래를 위한 것이고, 후회는 과거에 발목 잡히는 것이다.
과거는 복습만 하고, 감정은 오늘에 맡기자.
놓아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마음이 따라오지 않는다.
그럴 때 나는 이런 작은 의식을 한다:
1. 5분 타이머 켜기
어제 일로 속상한 마음이 들면, 5분 타이머를 켠다. 5분 동안은 마음껏 속상해한다. 후회하고, 아쉬워하고, 화내도 된다.
2. 타이머가 울리면 끝
5분이 지나면 끝이다. "이제 충분히 속상했으니까, 오늘에 집중하자"라고 혼잣말한다.
3.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 정하기
어제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오늘의 작은 행동을 하나 정한다.
놓아주기도 연습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마음이 가벼워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분명히 달라진다.
어제 운동 못 했어도, 오늘 10분이라도 걸으면 된다.
어제 친구와 다퉜어도, 오늘 안부 인사 하나면 된다.
어제 일에서 실수했어도, 오늘 한 가지라도 더 꼼꼼히 하면 된다.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오늘이다.
돌이켜보니 내 삶을 복잡하게 만든 것은 외부 상황이 아니었다. 바로 나 자신이었다.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래를 지나치게 걱정하고,
현재를 제대로 살지 못하고.
하지만 인생은 사실 단순하다.
어제는 놓아주고, 오늘을 살면 된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어제의 일이 있나요?
그것을 5분만 생각해 보세요. 충분히 아쉬워하고, 후회해 보세요.
그리고 5분이 지나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어제는 어제야. 오늘은 오늘이고.
그리고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를 정해서 시작해 보세요.
덜 흔들리고, 더 가벼운 삶은 이런 작은 연습에서 시작됩니다.
복잡한 인생이 아니라, 우리가 너무 복잡하게 살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