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주말

방어 때문에

by 연의

2023년 11월 25일의 주말 오후.

아파트 단톡방이 시끄럽다.

짐작해 본다. 소방점검이나 소독이나 시설보수…

그런데 소란의 시작은 방어.

방어철을 맞아 방어축제에 갔다가 싱싱한

방어 2마리를 잡아왔다며 노나 먹자는 내용이었다.

여기저기서 ‘저요’ ‘저요’ 손을 들고 나선다.

우리 집은 이미 늦었다. 딸내미와 남편이 좋아하는데..

단톡방의 메시지들을 보며 나는 딴생각에 잠겼다.

음식을 나눠먹는다는 행위에 대해서..

제주는 돌담으로 옆집과의 경계를 둔다. 하지만 가슴정도의 높이, 집에 사람이 있나 없나 볼 수 있는 높지 않은 담이다.

지금은 돌담이 많이 사라지고 시멘트가 대신 자리를 차지했다. 그나마 시골인 친정집은 길지 않은 올레가 있고 돌담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돌담이 무너지면 쌓을 사람을 찾는데 애를 먹는다. 돌담을 쌓는데도 기술이 있단다. 하여튼 그런 돌담을 사이에 두고 음식이 오가는 정이 있었다.

“성님~ 이거 먹어봅써.(먹어보세요.)“

“아이고 맛조켜(맛있겠다.)“

음식과 함께 정도 오갔다.

그리고 온갖 동네 대소사 이야기가 오간다.

누가 시집간다느니, 누구네 아들이, 딸이, 남편이…


음식을 나눠먹는다는 것은 정을 나눈다는 것과 같다.

주민들의 대화를 엿보며 입꼬리라 올라간다.

두꺼운 철문을 열고 나와 또 다른 철문을 두드리며

웃고 있을 그들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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