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은 곳에서

가끔은 위로 올라가는 세상

by 연의

우리 아파트는 단독 아파트, ‘나 홀로 아파트’다.

1층이 없는 18세대가 살고 있다.

우리 집은 3층, 내가 선택한 호수는 아니다.

“돈이 있어야 집을 사지. “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남편이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주변에 물어보니 대부분 대출 끼고 사더라.” 했다.

대부분이라는 말에 “그래?”가 “그래!”로 바뀌며

지금의 집을 사게 됐다. 벌써 10년이 흘렀다.


당시 집이라도 구경하자며

모델하우스 보는 게 취미였던 남편의 손에 이끌려

지금 집의 모델하우스를 보게 되었고

3층이었다. 모델하우스로 몇 달 썼으니 난방이나 환기는 잘 되었을 거고, 가격도 저렴한 까닭에 계약을 한 것이다.


지금 아파크 시세를 보면

그때 집을 사 둔 게 잘한 것이란 걸 실감한다.


3층인 관계로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하는 편이다. 당연히 10층까지 올라갈 일은 없다.

초반에 계단운동을 해보겠노라고 몇 번 오르내린 적은 있지만.


어제 문득 10층까지 올라가고 싶다는 충동에

계단으로 슬슬 올라가 보았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면 창밖 지면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눈높이가 높아지니 아찔했다.

발이 땅에서 멀어지니 둥둥 떠 있는 느낌이었다.

태풍이 불 때 건물이 흔들리는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무섭다고 했던 10층 동생의 말이 빠르게 스쳐갔다.

‘아, 이런 느낌이구나.’

가장 위에서 내려 본 풍경은

탁 트인 시야 덕에 시원시원했다.


같은 면적의 땅 위에 세워졌지만

눈높이는 다를 수밖에 없는 아파트.


가끔은 올라가 봐야 한다.

그들의 세상으로.

소통의 시작은 상대가 처한 환경이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있다.

그 진리를 계단 걷기를 통해 새삼 배운 날.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파트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