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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새 Feb 03. 2022

축복받은 삶

누군가에겐 내가 축복이기를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혼자라는 것은, 혼자 헤쳐나가고 혼자 지내야만 한다는 것은 저에게 있어서 헤아려지지 않을 만큼 가슴 아프고 고독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이처럼 저는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고 관계지향적인 사람입니다. 좋은 영화를 보았거나 좋은 음악을 들었거나 좋은 공간에서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보고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되었을 때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를 소개해주고 함께 기쁨을 누리고자 하곤 합니다. 반대로 남들도 저에게 좋은 경험들을 나누고자 해 주고 맛있는 것들도 함께 나눠먹으며 추억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게 무엇이 되었든 그것도 하나의 축복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화목한 가정이 있다는 것 역시 큰 축복입니다. 물론 저는 중학교 시절부터 어머니와 둘이서만 살아왔지만 둘이서 충분히 화목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항상 저에게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서 성숙할 수 있도록 가르침을 많이 주셨고, 사람을 조심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셨습니다. 어머니께서 미용실을 운영하시다 보니 지인분들이 많으셨고 그 지인분들에게 도움을 받는 일도 많았는데, 저에게 직접적으로 선물이나 용돈을 주시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설계를 진지하게 같이 고민해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점하나는 제가 마이스터고에 입학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학교에 면접을 가야 했던 시기에 저는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한 채 병원신세를 지고 있었는데 어머니 지인 한 분이 직접 차를 몰고 학교까지 데려다주시고 면접장까지 업어다 주신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보상을 바라지도 않으시고 본인 자식도 아닌 생판 남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는 저를 그렇게 까지 도와주신 점에 대해 저는 두고두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그런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께서는 늘 풍족한 삶을 살아오신 것은 아니었지만 항상 남들에게 베푸는 삶을 살아오셨고 그런 모습이 결과적으로 남들로 하여금 어머니와 가까이하고 싶고 대가 없는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을 많이 끼쳤던 것 같습니다. 이런 어머니의 손에 자란 제가 자랑스럽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정한 친구가 있다는 것 역시 커다란 축복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진정한 친구란, 콩 한쪽도 나누어 먹을 수 있는 친구라는 표현이 가장 맞을 것 같습니다. 몸과 마음이 아프면 내 일인 것처럼 같이 아파해주고, 돈이 없을 때 밥한 끼 기분 좋게 사줄 수 있고, 정말 오랜만에 얼굴을 보아도 늘 곁에 있었던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지는 정말 친구 같은 친구 말입니다. 저는 워낙 사람을 좋아했기에 고등학교 시절 때부터 현재까지 친구를 정말 소중히 여기고 많은 친구를 사귀고자 했습니다. 제 주변에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기도 하는 일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취업을 위해 면접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새벽까지 제 옆에서 면접 질문을 추려내서 제게 물어봐주고 제 답변이 이상하진 않은 지 같이 고민해주는 친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3년 동안 같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지낸 절친이었는데 그날의 기억은 만큼은 평생 잊을 수 없을 만큼 고마웠어서 아직까지도 종종 회상하곤 합니다. 특히 군대에서 친구를 가장 많이 사귀었던 것 같습니다. 남들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저는 지금도 군대에서 사귄 친구들과 가장 연락을 많이 주고받곤 합니다. 정말 잊지 못할 많은 추억들이 있지만 가장 고마웠던 점은 저를 진정한 사회인으로 만들어 주었던 것이었습니다. 자존감과 자신감이 밑바닥이었던 저에게 일상의 모든 곳에서 용기를 북돋아 주고 아낌없이 칭찬해주고 노는 법도 몰랐던 제게 같이 휴가를 나와서 신나게 노는 법도 알려주곤 하였습니다. 제가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었습니다. 그저 저는 옆에 가만히 있었을 뿐이었는데, 괜한 오지랖이라 할 만큼 친구들로부터 사소한 도움들을 많이 받았습니다. 현재는 회사를 다니고 있기에 동기들과 몸이 가장 가깝고 동기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데, 회사동기들에게도 정말 감사한 기억들이 많습니다. 장이 꼬여서 몸을 못 가눌 때 진심으로 걱정하며 본인 차로 응급실에 데려다주며 링거 주사를 맞는 동안 기다려 주기도 하고, 혼자 사택에 무료하게 있으면 집으로 초대해서 같이 술 한잔 하자 고도해주는 그런 사소한 부분에서 항상 감사하게 느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이렇듯 오랫동안 사소한 모든 일에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을 살아왔었고, 그럴 수 있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변에 정말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싫어했던 사람도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이나 그 사람들로부터 있었던 아픔이나 좋지 않은 기억들로 감정을 상하게 하는 시간들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이토록 저에게는 감사한 사람들이 많고 좋았던 추억들이 많은데, 행복한 생각만 하고 지내기에도 우리에겐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시선을 한 곳에만 두려고 합니다. 제게 감사한 사람들, 제 그릇보다 큰 그릇을 가진 사람들만 바라보며 미소 지을 수 있게 하고 제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감사한 마음으로 항상 베풀고자 합니다. 저희 어머니처럼.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저는 베풀고자 할 때 돌아올 것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에게 있어 베풀고자 함은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지 남들의 반응을 지켜보거나 대가를 바라서가 아닙니다. 언젠가 축복과도 같이 생각이 드는 이런 마음을 남들에게 베풂으로써 제가 느꼈던 이 감정들을 제 주변 사람들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그것이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이라 느꼈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금도 제 주변에는 제 안위를 걱정해주고 저를 그리워해 주는 사람들이 그득합니다. 매일매일을 감사함 속에 살고 있습니다. 제가 매사에 긍정적인 것도 한몫하겠지만 독자분들도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삶, 분명 혼자 힘으로만 살아온 것이 아닐 것입니다. 작은 도움이든 큰 도움이든 주변으로부터 대가를 바라지 않는 도움들로 삶이 가득했을 것이며 그것은 분명 축복입니다. 지금의 저는 남부럽지 않은 순탄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풍족하고 넘치는 삶은 아니겠지만, 저는 제 삶을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축복이 되어 살아가고자 합니다. 누군가에게 항상 생각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한 없이 편안해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물질적인 것을 베푸는 것뿐만이 아닌 제 속의 감사함을 베풀고 그 베풂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속에도 감사함이 자리 잡아 속에서부터 건강해지기를 바랍니다. 저는 요새 하루에 1시간 걷는 것을 빼먹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 시간 동안 저는 항상 좋은 생각만을 하며 마음을 정리하곤 합니다. 독자분들도 틈틈이 본인만의 시간을 가지시어 내 삶은 축복이고 누군가에 내가 축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이곳에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도, 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이 계신다는 것에도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있어 여러분들은 이미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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