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남매 엄마
취직하기 전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는 3남매 엄마랑 놀이터에서 알게 됐다. 그 후로 엘베에서 인사 주고 받는 사이가 됐다.
예전에는 그집막둥이랑 우리애랑 비슷한 또래라 전업주부의 동질감 같은것도 은연중에 느꼈는데
내가 입사하면서 자주 못보게 되고
가끔씩 아침에 출근시간에 애들등교시키는 그녀와 마주쳤는데
그녀의 눈빛에서 뭔가 부러움과 놀라움을 살짝 느꼈던거 같다.
그리고 다시 퇴사.
며칠전 아들 등교시키며 스쳐지나갈때 본 그녀는 바쁜 발걸음을 재촉했고
저렇게 애들 셋 등교시키고나면 또 애들 올때까지 쇼파 앉을 시간도 없이 종종댈거 같은 모습에
나혼자 동질감을 느꼈다.
오늘 아들 데려다주고 오는데 올라간줄 알았던 엘베가 멈춰서 기다려주길래 타보니 6층 여자 였다.
반가움에 인사했는데 왠지 쌩하게 앞만 보는 그녀.
그래서 아이스 브레이킹 할겸 바쁘시죠? 라고 했더니 대답이 영 시원찮길래
나혼자 또 진짜 애들 셋 키우시는거 대단한거 같아요. 나는 하나도 이렇게 힘든데 라고 했는데 아무 대답이 없네?
그리고 내릴때 안녕히 가시라고 하고 쌩하고 나간다.
왜 그랬을까?
그녀의 눈빛은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날카롭고 뭔가 생각하는 눈빛이다. 깨어있는 눈빛.
회사를 다녀도 야무지게 다녔을 것 같은 눈빛.
그런 그녀에게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출근길에 만났을때 우월감을 살짝 가졌었던거 같다.
봐라, 난 너랑 다르게 이렇게 애 키우다가도 회사 가는 여자야. 라고.
그걸 그녀가 느꼈던게 아닐까.
그리고 하필 엘베에서도 생각없이 튀어나온 말이 '바쁘시죠' 라니.
나도 모르게 그러면 상대방이 '아니에요. 회사다니면서 애키우는 분들이 더 대단하시죠' 라는 답을 기대했던거 같다.
이 모든걸 간파한 그녀가 그래서 쌩했던건 아닐까.
아까 거기에서는 집앞에 새로 오픈한 수영관 가봤냐, 도서관 가봤냐가 정답이었다.
정작 그녀는 오늘따라 바쁘고 다른 일 때문에 그런건데 나 혼자 이러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내 속내가 그러했다는 걸 그녀와의 짧은 만남을 통해 알게된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