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여행
혹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언제로 가장 돌아가고 싶으세요? 대개 이런 질문을 받으면 과거에 좋았던 때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간혹 어떤 분들은 미래라고 대답하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다만 그게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정신 때문이 아니라, 미래에 복권 번호나 값이 오른 주식 등을 알아서, 현재로 돌아와 그야말로 쉽게 떼돈을 벌 수 있게 되면 좋겠다 싶어서인 경우가 많지요.
저는 반려견을 ‘천국’으로 떠나보낸 후에 - 지인들이 그러더군요. 반려견은 생전에 항상 가족들에게 웃음과 행복만 선사했는데, 당연히 ‘천국’으로 갔을 거라고요. - 반려견이 떠나기 한 3개월 전, 아니 2개월 전으로만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어요. 그럼 증후를 알아채서 뭔가 미리 조치를 해서 그런 결과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후회와 자책을 하는 거지요. 정말 더없이 사랑했고, 나름 최선을 다하느라 했지만, 때때로 그런 생각이 찾아들면 제 마음은 또 가라앉곤 했습니다.
그러다 요즘 넷플릭스에서 ‘루시퍼’ 시리즈를 보면서, 새로운 걸 깨닫게 됐어요. ‘루시퍼’ 시리즈에서 지옥은 자신의 죄책감이 만들어낸 최악의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곳이라는 설정이었거든요. 불쑥불쑥 가라앉는 내 마음은 내가 반려견이 주었던 사랑을 폄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리고 시간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원하는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물론 좋겠지만, 시간 여행을 한다고 해서 과연 좋기만 할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실제 ‘어바웃 타임’ 등 그런 의문을 던진 영화들도 꽤 있지요. 마음대로 시간여행을 하게 되면, 우리는 시간의 소중함도, 현재의 소중함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함께 하는 이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잘 느끼지 못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론은, 오늘,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이들을 많이 많이 사랑하면 굳이 시간여행을 꿈꾸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