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메트로놈을 켜고
악기를 연주하시는 분들은, 쉼표의 중요성을 잘 아실 거예요. 말 그대로 연주하지 않고 쉬는 건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쉼표가 나타내는 박자만큼 정확히 쉬고 다음 음표를 연주해야 하는데, 아예 쉬지 않거나, 쉬어도 조금 쉬거나 아니면 너무 많이 쉬거나 하면 그 연주는 쉼표 다음 음표부터 제대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 일상도 일반 직장인의 경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두 박자 쉼표가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곧 여름방학이나 여름휴가에 또 긴 쉼표가 기다리고 있지요. 이 연주를 제대로 맛나게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까 전 학창 시절 시험공부할 때도 공부하기 싫어서 초저녁에 딴짓하느라 아까운 시간 다 보내고 나서, 한밤중에 들어서야 졸린 눈 비벼가며 책을 뒤적이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요즘도 그래요.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루면서 새벽 한두 시까지 ‘미드’를 보다가 새벽에까지 일을 하고 괜히 하루를 피곤하게 시작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그러니까 음을 낼 때 쉬고, 쉬워야 할 때 음을 내고 이런 식이지요. 고쳐야 할 몹쓸 버릇입니다.
아마 음악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실 거예요. 같은 악보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들리잖아요. 지금 내가 내 인생 악보를 혹시 음치, 박치처럼 연주하고 있는지 살펴볼 일입니다. 또 너무 무미건조하거나 반대로 감정 과잉으로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건 아닌지도 챙겨 봐야겠습니다. 저는 일단 일상의 박치 탈출을 위해 얼른 마음에 메트로놈을 켜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