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우리말에는 밥과 관련된 표현이 참 많습니다. 인사나 안부를 물을 때 ‘밥 먹었냐’고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뭔가 잘해야 할 때 ‘사람이 밥값은 해야지’라고 하고, 하지 말라고 말릴 때도 ‘그게 밥 먹여주냐’고 하고, 싫다고 할 때 ‘밥맛 떨어져’라고 하는 것 등등요.
학창 시절에는 그렇게 밥과 관련된 표현이 많은 게 그저 과거에 잘 살지 못했던 영향이 아닌가 싶어서, ‘먹기 위해 사느냐, 살기 위해 먹느냐’ 가운데, 나는 ‘살기 위해 먹겠다’고 호기 있게 얘기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땐 먹는 게 참 중요하다는 걸 미처 몰랐구나, 반성하게 됩니다.
혹시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학사 위에 석사’, ‘석사 위에 박사’, 그리고 ‘박사 위에 식사’. 이 말은 식사가 우리 생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마치 우스갯소리처럼 알려주는 생활 철학입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속담처럼 이 세상 모든 게 식사를 하고 난 뒤 얘깁니다.
요즘 소위 평생의 과업이라고 하는 다이어트 때문에 인생의 즐거움을 놓치기가 쉬운데, 살면서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가 식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차 한 잔이라도 편한 마음으로 함께 마실 수 있고, 함께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