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빨간 사추기

책임감은 짐일까 축복일까

by 메타럽

세상 일은 모든 게 상대적인 것 같아요. 또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 성격과 느낌도

판이하게 달라지기도 합니다.


책임감만 해도 그렇습니다. 책임감이 나를 짓누르는 것처럼 버겁게 느껴지면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대상이 짐이 되지만, 그 책임감으로 인해 내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고, 그 덕분에 좋은 점이 많은 걸 깨닫고 발견하면, 오히려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대상을 좋아하게 됩니다.

일례로 반려견과의 산책이 그렇습니다. 보통 산책도 안 하고 운동에 게으른 분들은 반려견 산책 시키는 게 처음엔 귀찮은 일처럼 느껴지고, 익숙해지고 나서도 나보다는 반려견을 위해 산책하는 것으로 착각할 때가 많은데요. 실제는 그 책임감이 나 자신의 건강에 훨씬 더 좋은 효과를 가져다주지요.

아... 저는 반려견이 세상을 떠난 후 아직 혼자 산책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를 돌아봐도 좋은 추억, 저기를 돌아봐도 좋은 추억 투성이고, 산책하자고 하면 나가기도 전에 벌써 얼굴에 웃음을 짓던 모습이 떠올라서 기분이 가라앉기 때문입니다.

좋은 추억이 많으면 좋은 줄로만 알았는데, 오히려 좋은 추억이 이렇게 힘들 수 있구나 하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어쨌든 저도 반려견이 옆에 있을 때 느끼던 책임감이 실제로는 나한테 더 이득이 됐다는 걸 고백합니다.

최근 반려견과 함께 정기적으로 산책하는 사람은 단순히 운동을 위해 산책하는 사람보다 노년기에 낙상 위험이 적고 이동성이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더군요.

이처럼 평소에 뭔가 마음에 짐처럼, 책임감처럼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게 있으면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걸 좀 더 확대해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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