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휴전, 왜 인도는 불쾌했나?

전쟁

by 기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휴전이 인도 내에서 불만을 일으킨 배경을 조명합니다. 인도는 파키스탄의 테러 지원에 대한 보복으로 군사 작전을 전개했으나, 미국의 중재로 갑작스럽게 휴전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중재를 자처하고, 이후 카슈미르 문제에 대한 중재 의사를 밝히면서, 인도는 자국의 주권과 전략적 자율성이 침해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이에 따라 인도는 미국의 개입에 대해 불쾌감을 표명하며, 파키스탄과의 관계에서 테러 문제를 중심으로 한 자주적인 접근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사 원문: Why India is annoyed by its ceasefire with Pakistan
링크 : https://www.economist.com/asia/2025/05/13/why-india-is-annoyed-by-its-ceasefire-with-pakistan

핵을 가진 자, 협상의 주도권을 쥔다
인도-파키스탄 휴전 사태와 미국의 중재를 보며

이번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무력 충돌과 갑작스러운 휴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라는 외형적 결과와는 별개로, 국제 질서의 본질을 다시금 드러낸 사건이었다.

겉으로는 미국이 양측의 확전을 막고 평화를 이끌어낸 듯 보이지만, 그 과정과 방식은 인도에 큰 불쾌감을 안겼다. 미국은 휴전 발표 전 인도 측과 충분히 조율하지 않았고, 파키스탄의 핵 위협성 발언 이후 갑작스럽게 개입해 '중재자'로 나섰다. 인도는 테러에 대한 정당한 보복전이라는 자국의 내러티브를 유지하고 싶었지만, 미국은 두 국가를 동등하게 취급하며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려 했다. 이는 분명히 핵을 보유한 파키스탄이 일종의 '전략적 위협'을 통해 협상 주도권을 쥐고, 미국이 그에 반응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런 장면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다. 첫째,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한 것이 얼마나 슬픈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재인식이다. 핵을 포기한 대가로 서방의 안보 보장을 기대했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앞에서 실질적인 군사 지원조차 받지 못했다. 둘째,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파키스탄이 핵 보유국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미국을 중재 테이블로 불러냈고, 그 결과 휴전을 끌어냈다는 점은 북한이 핵을 외교 카드로 쓰는 방식을 정당화해주는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트럼프가 정말로 핵 공격 그 자체를 두려워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는 러시아, 중국과 같은 핵 보유 강대국과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핵은 물리적 사용 가능성보다도, '사용할 수 있다'는 신호만으로도 결정적인 외교적 효과를 발휘했다. 그리고 미국은 전통적인 동맹국 인도보다도, 그 신호에 더 빠르게 반응했다.

핵은 단지 무기가 아니다. 그것은 외교적 레버리지이자, 생존 전략이다. 강대국조차 그 존재를 무시할 수 없으며, 무력 충돌의 국면조차 바꾸어 버린다. 핵을 가진 자는 전쟁을 막을 수 있고, 동시에 협상의 주도권을 가져간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이 세계에서 가장 평화적인 방식으로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도구가, 역설적으로 가장 파괴적인 무기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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