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중국의 팝마트(Pop Mart), 라오푸골드(Laopu Gold), 마오거핑(Mao Geping) 등 토종 브랜드들이 국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라부부(Labubu) 인형의 세계적 유행을 비롯해, 고급 화장품·주얼리·커피·밀크티·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산을 대체하거나 능가하는 현지 브랜드들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경제 둔화로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해졌고,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중국 브랜드가 그 틈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단순한 ‘가성비’만이 아닌, 프리미엄 전략과 ‘중국적 정체성’ 강조도 인기의 배경이다. 과거엔 외국 제품이 브랜드와 품질을 대표했지만, 이제는 정보에 밝아진 소비자들이 성분표까지 분석하며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마오거핑은 외국 화장품 강자들 사이에서 고급 시장 진입에 성공한 첫 중국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이 브랜드들은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에서 성장한 뒤 전국으로 확장했고, 이는 외국 기업이 놓친 틈새를 정확히 공략한 결과였다.
현재 중국 브랜드는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 등지로 진출하고 있으며, 해외 인기와 SNS 화제가 오히려 중국 내 브랜드 위상을 더 끌어올리는 역효과까지 낳고 있다. 과거 외국 트렌드가 중국에 유입되던 시대는 지나가고, 이제는 중국이 세계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https://www.economist.com/business/2025/06/23/its-not-just-labubu-dolls-chinese-brands-are-booming
화장품, 콜라, 그리고 성분표에 담긴 질문
최근 중국의 브랜드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흥미로운 현상은, 소비자들이 화장품의 성분표를 분석해 외국 브랜드와 동일한 유효성분을 가진 중국 제품을 찾는다는 점이다. 과거엔 ‘외국산’이라는 단어가 곧 ‘고급’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많은 소비자들은 오히려 그 고가의 외국 브랜드들이 성분만 비슷한 국산 제품보다 과도하게 비싸다고 느낀다.
여기서 떠오른 질문이 있다.
“성분표를 안다고 정말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콜라를 떠올려보자.
우리는 모두 콜라의 성분표를 볼 수 있지만, 그 맛을 완벽히 복제할 수는 없다. 미세한 배합, 향료 비율, 탄산 농도, 보관 기술 등 수많은 요소가 결합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로, 성분표가 같다고 완전히 같은 제품은 아니다. 유효성분이 피부에 얼마나 잘 흡수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안정화되었는지, 보존제는 어떤 걸 썼는지 등 보이지 않는 기술력과 제형 설계의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다.
콜라는 ‘맛’이라는 감각적 경험이 핵심이지만, 화장품은 ‘보습’, ‘미백’, ‘주름 개선’처럼 기능적 결과를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이 기능은 많은 경우 주요 성분과 그 농도에 의해 결정된다.
즉, 성분표를 근거로 비교하고 대체할 수 있는 여지가 콜라보다 훨씬 크다.
게다가 화장품은 가방이나 옷처럼 브랜드 로고가 눈에 띄지 않는다.
남들에게 과시할 수 없는 만큼, 소비자들은 브랜드보다 ‘실제 효과’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만약 중국산 제품이 유명 메이커보다 흡수가 조금 느리고, 발림성이 조금 덜 부드럽더라도, 가격이 수십 배 차이가 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차이를 감수하고도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다.
이는 ‘허영심을 채우는 소비’에서 ‘합리적 성분 소비’로의 이동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은 남는다.
과연 이것이 정말 '현명한 소비'일까?
개별 소비자의 선택만 본다면, 틀릴 것은 없다.
그러나 대다수 소비자가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면,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에겐 이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기술 유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성분 공개는 법적 의무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유사 제품이 대량 복제된다면 브랜드 입장에선 기술력의 핵심이 역이용당하는 셈이다.
성분표는 점점 더 투명해지고, 소비자들은 그 언어를 해석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이것은 소비의 민주화일까, 아니면 정제되지 않은 기술 복제의 합리화일까.
그 경계는 아직 흐릿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