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AI는 최근 몇 년간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조만간 인간 평균 수준의 모든 인지 작업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실리콘밸리에서 나오고 있다. GPT-4보다 1,000배 큰 모델이 2027년까지 훈련 가능해질 만큼 기술과 자본의 투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AI가 기술 혁신을 스스로 이끌고, 그 결과를 재투자해 더 강력한 AI를 만드는 순환이 이뤄지면, 산업혁명 이후와는 비교할 수 없는 폭발적 경제 성장이 일어날 수 있다. 일론 머스크 같은 인물은 이를 통해 ‘초지능’이 나타나고, 인류는 물리 법칙을 제외하곤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 경제를 맞이할 것이라 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인간 수준 AI만으로도 노동시장 재편과 불평등이 심화된다. 자동화 가능한 일의 임금은 하락하고, AI를 보완하거나 소유한 소수만 큰 보상을 얻게 된다. 그 외 대부분은 AI가 할 수 없는 영역에서 살아남아야 하며, 일부 서비스는 오히려 더 비싸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금융시장, 금리, 부채, 글로벌 불균형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정치적으로도 분배 요구와 통제 강화로 인해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암 같은 난치병 치료 등 인류에 큰 혜택을 줄 수 있다. 인류는 지능이 아닌 지혜로 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https://www.economist.com/leaders/2025/07/24/the-economics-of-superintelligence
연구자들은 대체로 기술 발전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최근 AI의 발전 속도는 그러한 예측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단지 기술적 진보만이 아니라, AI 생태계 전반에 쏟아지는 막대한 자본이 이 가속을 가능케 한다.
흔히 현재를 닷컴버블 시기와 비교하곤 한다. 하지만 닷컴버블은 과잉된 기대가 붕괴된 후, 남겨진 값싼 인프라가 후발 주자들의 성장 기반이 되었던 사례다. 반면, 오늘날의 AI 산업은 이미 실질적인 생산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게다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같은 자본력 있는 기업들이 장기적 시계에서 AI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물론 시장이 언제나 성장 일변도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유동성이 급격히 줄거나, 정책이 급변하면 일시적으로 AI 산업도 위축될 수 있다. 그러나 각국 정부가 AI를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지금, 거대한 자금 흐름이 단순한 기대감에만 기반한 ‘거품’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노동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이직자들의 급여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기술의 영향이 단지 산업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일반 대중의 삶에까지 스며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이직 급여 하락이 꼭 AI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경기 불확실성, 기업 구조조정, 노동 수요 재편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AI가 이제 노동시장 재편의 핵심 변수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실의 변화는 과거 대중이 상상했던 AI 이미지와도 겹친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AI와의 사랑, 우정, 협력 등을 상상해왔다. 하지만 가장 널리 소비된 서사는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하는 디스토피아적 이야기였다.
오늘날의 대중 인식도 비슷하다. ChatGPT처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편리함을 체감하고 있는 도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AI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이해할 수 없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 더 큰 불안을 느낀다.
이는 AI 기술이 ‘결과는 납득되지만, 그 작동 원리는 알기 어려운’ 블랙박스에 가깝기 때문이다. 바둑에서는 인간이 AI의 기보를 보고 배우지만, 왜 그런 수를 뒀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이러한 무지와 불신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AI의 결정은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AI가 군사 영역에까지 깊숙이 개입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현재는 AI를 활용한 전쟁이라 해도, 그 책임은 결국 그 AI를 사용한 인간에게 향한다. 하지만 만약 미래에 AI가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공격을 감행한다면—예컨대 러시아의 침공, 이스라엘의 공습, 이란의 폭격과 같은 사건이 AI의 판단에 의해 일어난다면—과연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 결정을 누가 내렸는지,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 사람들은 AI보다도 그 AI를 만든 시스템, 즉 인간 사회를 더욱 불신하게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진짜로 AI를 통제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AI가 인간을 통제하고 있는 것인지 묻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