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우버는 자율주행 시대에 다시 대비하고 있다. 과거 칼라닉 CEO 시절에는 자체 기술 개발에 약 30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보행자 사망사고 이후 2020년 부문을 매각했다. 현재 코스로샤히 CEO는 직접 개발 대신 다양한 자율주행 업체와 제휴해 우버 앱을 통해 로보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폭스바겐, 중국 위라이드, 바이두의 아폴로 고, 영국 웨이브 등이 주요 파트너이며, 포니닷에이아이의 미국 사업 인수 지원설도 있다.
우버는 자산을 적게 보유하는 경영 모델이지만, 경제성을 검증하기 위해 루시드와 누로와 협력해 6년간 로보택시 2만 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알파벳의 웨이모와의 협력도 진행 중이지만, 웨이모가 독자 노선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변수는 테슬라의 머스크다. 그는 올해 말까지 미국 인구 절반이 테슬라 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기술 신뢰성과 사업 모델에 의문을 제기한다.
전 세계 로보택시 상용화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기술·사업모델뿐 아니라 각국 규제와 소비자 수용성도 과제다. 그럼에도 우버는 자율주행 시대에 주도 플랫폼이 되기 위해 협력망과 인프라를 계속 확장하고 있다.
https://www.economist.com/business/2025/08/07/uber-is-readying-itself-for-the-driverless-age-again
머스크가 구상하는 로보택시 모델은, 차주가 차량을 사용하지 않는 동안 자동으로 운행에 투입돼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이는 본질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이며, 플랫폼을 누가 장악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테슬라는 이미 막강한 브랜드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역량을 갖춘 만큼, 굳이 외부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 네트워크를 구축할 유인이 크다. 이 경우 우버는 잠재적으로 경쟁자가 되며, 머스크가 자사 서비스를 우버 같은 외부 플랫폼에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초기 시장에서는 다른 선택지가 존재한다. 로보택시 상용화 초반에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하려면, 이미 방대한 이용자 기반과 호출 인프라를 보유한 우버를 ‘교두보’로 삼는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를 통해 테슬라는 단기간에 서비스 인지도를 높이고 운행 데이터를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다. 결국 머스크가 우버와 협력할지는 테슬라의 독자 플랫폼이 시장에 안착하는 속도와, 우버가 제공하는 네트워크 효과가 테슬라의 독자 전략보다 얼마나 큰 가치를 주느냐에 달려 있다.
시장 변수 외에도, 자율주행은 정치적 영향력이 특히 큰 산업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산업 전략이나 이해관계 충돌을 이유로 머스크를 견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직접적인 규제 강화, 특정 사업 인허가 지연, 혹은 경쟁사에 유리한 정책 부여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물론 반중 기조를 감안할 때 중국 기업을 수혜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은 낮다. 이 경우 우버처럼 다국적 협력망을 갖춘 기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여지가 생긴다.
지역별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우버가 정식 진출하지 못한 한국 시장에서는 테슬라 로보택시가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플랫폼 운송 허가제 등 기존 규제가 엄격하고, 택시업계의 정치적 영향력도 상당하다. 자율주행 택시가 출시된다면 산업 반발이 거세져 정치권이 이를 허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얼마 전 길을 걷다 5천 원에 도장을 파는 사람을 보았다. 한때 필수품이던 도장이 이제는 헐값에 팔리고 있는 모습에, 기술 발전이 누군가의 생계를 무너뜨린다는 사실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동시에, 만약 전자서명 도입이 이런 반발에 막혀 늦어졌다면, 우리나라의 기술 발전과 산업 경쟁력은 훨씬 뒤처졌을 것이다. 기술 발전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기존 이해관계자의 손해가 따르지만, 이를 회피하면 장기적으로 더 큰 기회를 잃게 된다. ‘적기조례법’ 등 역사적 사례는 단기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면 미래에 더 큰 희생을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율주행 역시 마찬가지다. 기술과 산업이 발전하려면, 단기적인 저항과 손해를 넘어설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시장과 국가 모두 미래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