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파워
기사 요약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기사에서 "중국은 어떻게 쿨해졌는가?"라는 제목으로, 서구 유튜버들과 게임산업 등을 중심으로 중국의 국가 이미지가 급변하고 있음을 조명했다. 전통적 선전이 아니라, 기술력과 문화 콘텐츠, 외국 인플루언서의 자발적 노출이 중국의 소프트 파워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사 링크
https://www.economist.com/china/2025/05/20/how-china-became-cool
칼럼 본문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중국은 어떻게 쿨해졌는가?"라는 기사를 실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현상 묘사를 넘어선다. 그것은 '쿨'이라는 단어를 통해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려는, 매우 고의적이고 전략적인 프레이밍이다. 2010년대 일본이 ‘쿨 재팬(Cool Japan)’이라는 브랜드로 문화 수출을 추진했던 것이 떠오른다. 결국 국가도 기업처럼 브랜딩이 중요하며, 소프트 파워는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다. 다만 브랜딩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언제나 ‘실체’다. 홍보할 만한 좋은 기술과 제품이 없이는 이미지 개선은 모래 위의 성에 불과하다.
매일 세계 뉴스를 읽다 보면, 중국과 미국의 기술 발전 소식은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반면 한국에 대한 언급은 계엄령, 탄핵, 저출산 같은 부정적이고 내부적 갈등 이슈뿐이다. 한국인으로서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다.
더욱이 중국의 태양광 패널, 배터리, 로봇 산업은 미국의 기술력을 위협할 정도로 진보하고 있다. 문제는 그 산업들 중 다수가 한때 한국이 우위를 점했던 분야였다는 것이다. 중국의 발전은 부러울 수 있지만, 그 안에서 한국이 잃어버린 위치를 떠올리면 마음이 쓰리다. 특히 게임 산업에서의 몰락은 중국의 약진이 아닌, 한국의 자멸에 가깝다. 불필요한 정치 개입과 규제, 미래를 보는 눈이 없는 정책들이 게임이라는 문화산업을 산업으로 키우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인구 규모나 시장의 크기, 정부의 전략적 산업 육성 등을 생각하면, 첨단 기술의 선두주자를 언젠가 중국에게 넘겨주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무기력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남아 있는 분야에서는, 국가가 나서서 진짜 '산업'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산업은 정치의 도구가 아니라, 정치가 보호하고 키워야 할 근간이다.
한국 정치권이 이 점을 진심으로 이해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쿨해지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가치를 잃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