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인간
기사 요약
2026년 5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초로 도핑을 허용하는 스포츠 대회인 '인핸스드 게임즈'가 열린다. 참가자들은 FDA 승인 약물(테스토스테론, 성장호르몬 등)을 사용하되, 의학적 감독 아래 안전성을 확보하는 프로토콜을 따른다. 일부 선수는 벌써 세계 기록을 경신했으며, 의학적 모니터링과 5년간의 추적 연구도 계획되어 있다. 하지만 WADA와 IOC 등 전통 스포츠계는 이를 강하게 비판하며, 청소년과 일반인의 약물 오용 우려를 제기한다. 주최 측은 오히려 “공공연한 도핑이 더 안전하다”는 논리로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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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economist.com/science-and-technology/2025/05/21/a-pro-doping-sporting-contest-is-coming-to-las-vegas
본문
넷플릭스의 SF영화 바이오닉(Bionic)을 떠올렸다.
가까운 미래, 신체가 결손된 사람들이 로봇 팔과 다리를 달고 스포츠 무대를 장악한 세계.
그 세계는 더 이상 ‘장애’를 극복하는 무대가 아니라, 신체를 ‘업그레이드’한 자들이 인간 한계를 초월해 경쟁하는 무대였다.
지금도 우리는 패럴림픽이라는 대회를 통해,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들의 놀라운 퍼포먼스를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만약 그들이 기계 신체를 통해 기존 올림픽 선수들보다 더 빠르고 더 강해진다면, 과연 사람들은 ‘평범한 신체’를 가진 선수들의 경기에서 여전히 감동을 받을까? 기술이 신체를 극복하는 순간, 인간성의 기준은 무엇이 되는가?
예전에는 이런 질문이 아주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을 보면, 그 미래는 이미 우리 눈앞에 있다.
과학적 도핑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허용된 영양제부터 금지된 스테로이드까지, 인간은 계속해서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강하게’를 추구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그 움직임이 양지로 올라왔다.
2026년, 라스베이거스에서는 ‘강화 게임(Enhanced Games)’이라는 대회가 열린다.
도핑을 전제로 한 경기다. 물론 우려도 크다. 경쟁이 과열되면 약물 남용이 발생할 수 있고, 심장이나 뇌 같은 주요 장기에 장기적인 손상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대회는 정해진 프로토콜을 바탕으로 약물의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하겠다는, 일종의 의학적 실험이기도 하다.
실제로 참가자들은 미국 FDA가 승인한 약물만 사용할 수 있으며, 테스토스테론, 성장호르몬, EPO 등이 포함된 처방을 두 차례에 걸쳐 복용하게 된다.
의료진은 선수들의 장기 기능, 심장 구조와 활동, 뇌 기능 등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며, 향후 5년 동안 후속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강화는 이제 단순한 기록 추구를 넘어, 인간 신체의 경계를 탐구하는 과학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만약 부작용 없는 약물이 개발된다면, 언젠가 우리는 약으로 살을 빼고, 근육을 만들고, 노화를 늦추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우리는 어디까지 향상될 수 있는가?"에서
"그 향상이 과연 ‘인간다움’을 보존하는가?"로.
스포츠는 단순한 기록의 싸움이 아니다.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고, 감정과 서사를 담는 무대다.
그 무대가 완전히 변하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정의를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