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주권
기사 요약
GPS는 오랫동안 미국의 전략적 자산으로, 군사 작전은 물론 항공, 해운, 금융 등 전 세계 산업에 깊이 뿌리내린 시스템이다. 그러나 수십 년간의 투자 부족으로 인해 최근 전쟁 지역에서는 GPS 신호가 손쉽게 교란되거나 위조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그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은 BeiDou라는 위성 항법 시스템을 적극 개발해, 위성 수와 지상 통제소 수, 다층 궤도 운용 등에서 GPS보다 더 뛰어난 구조를 갖추었다. 게다가 중국은 위성 외에도 eLoran, 광섬유망, 지상 기반 송신기 등 다양한 백업 시스템을 구축해, 만약의 사태에도 안정적인 항법과 시간 동기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실제 군사적 갈등에서 전략적 우위를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대만 해협에서 GPS가 교란될 경우, 미국과 대만군의 항법 능력이 약화되지만, 중국은 자체 시스템으로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특히 BeiDou는 GPS와 호환되도록 설계되어 있어, GPS 신호를 위조하거나 모방하기도 쉬운 구조다. 러시아와 함께 중국은 서방 위성을 무력화할 수 있는 반위성 기술도 개발 중이다.
한편, 미국은 GPS 위성 현대화가 지연되고 있으며, 군용 보안 신호인 M코드조차 아직 완전히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영국, 한국, 일본 등은 각각 eLoran이나 양자 센서 등 자체 보완책을 개발하고 있지만, 독자적인 글로벌 시스템을 구축하기엔 비용 부담이 커 대부분 국가는 여전히 GPS, BeiDou, 유럽의 갈릴레오, 러시아의 글로나스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BeiDou는 특히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이 구축한 인프라—전화망, 항만, 전력망, 철도 등—에 베이더우가 기본 시스템으로 탑재되고 있으며, 파키스탄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국가는 군사용으로도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일부 기기는 아예 베이더우 전용으로 설계되어, 중국이 원한다면 특정 국가의 항법 시스템을 꺼버릴 수도 있는 ‘통제권’을 쥐게 되는 셈이다. 이는 경제적·정치적 강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 발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https://www.economist.com/international/2025/05/22/can-china-jam-your-gps
최근 뉴스들을 보면, 기술이 단순한 경제 도구를 넘어선 전략적 무기로 기능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GPS, 위성항법, 태양광 패널, 통신망—이전까지는 배경처럼 존재하던 것들이, 이제는 국가 간 경쟁과 전쟁의 최전선에 서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중국이다.
위성항법 시스템인 BeiDou(베이더우)는 이제 미국 GPS를 능가할 정도로 규모와 정밀도를 갖추었다. 중국은 위성뿐 아니라 eLoran이라는 지상파 항법 백업망, 광섬유 기반 시간 동기망 등 중복 인프라까지 구축했다. 심지어 전쟁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시스템은 끄떡없고, GPS는 교란할 수 있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슈가 된 중국산 태양광 패널의 불명 통신장치 역시 단순한 환경기술이 아닌, 데이터 흐름과 통신 통제권을 둘러싼 안보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런 장비가 감시나 정보 수집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더 이상 가설이 아니다.
이런 뉴스들이 단순한 ‘반중 트렌드’ 때문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훨씬 더 기술적으로 실체가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단순한 기술 강국이 아니라, 전 세계 인프라의 스위치를 장악하려는 디지털 전략가다.
일대일로를 통해 만든 각국의 철도, 항만, 통신망에 BeiDou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다는 사실은, 언젠가는 그 스위치를 중국이 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 와중에 미국의 GPS는 어떤가?
1990년대 기술을 아직도 쓰고 있으며, 군용 신호인 M코드조차 20년 넘게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이 시스템이, 이제 와서 ‘방치된 거대한 취약점’이 되어가고 있다.
기술은 이제 더 이상 중립적이지 않다.
태양광 패널조차 해킹 경로가 되고, GPS는 교란 대상이 된다.
그리고 중국은 그 모든 경로를 시스템으로, 인프라로, 국제 표준으로 조용히 장악해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누가 통제하는가를 놓고 싸우고 있다.
이 싸움에서 밀린다면, 어느 날 갑자기 “신호 없음”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경제·군사·정보의 기반 전체가 꺼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