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변화

인권

by 기린

중국 신장의 위구르 인권 탄압을 폭로한 관헝은 중국을 탈출해 미국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불법 입국을 이유로 구금됐다. 미국 당국은 그를 우간다로 보내 망명을 신청하게 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우간다는 위구르인을 중국으로 송환해온 전력이 있어 사실상 간접 강제송환 우려가 크다.

2017~2019년 사이 약 100만 명의 위구르인과 소수민족이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됐고, 이후 일부는 강제노동·수감·감시 속에 놓였다. 해외로 탈출한 위구르인들은 한때 캐나다 등에서 보호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외교적 압박과 서방의 난민 기피로 보호가 약화되고 있다.

태국은 위구르인 40명을 중국으로 추방했고, 터키와 독일에서도 체류 취소·추방 사례가 발생했다. 중국은 신장을 안전한 관광지로 홍보하며 인권 탄압을 부인하고, 일부 위구르인에게 ‘귀환 투어’를 허용해 정상성을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자들은 가족을 보기 위해 연출에 협조할 뿐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중국은 송환 대상자를 범죄자·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특히 시리아 내 위구르 전투원들을 경계한다. 시리아에는 다수의 위구르 전투원이 정부군에 편입돼 있고, 일부는 여전히 중국과의 무력 충돌을 원하고 있다. 이런 위협 인식이 존재하는 한, 중국의 전 세계적 위구르인 송환 압박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https://www.economist.com/china/2025/12/23/does-anyone-still-want-to-help-the-uyghurs

이번 NSS 보고서에서 “타국의 정치체제에 개입하지 않으며, 경제적 이득이 된다면 협력하겠다”는 대목은 상당히 놀랍다. 그러나 그 이유 자체는 비교적 명확하다. 지난 수십 년간 독재국가에 민주주의를 강요한 결과가, 오히려 그 나라들을 중국이나 러시아 쪽으로 더 밀어 넣는 사례로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이는 자발적인 사회적 합의 없이 지도층 차원에서 시작되는 민주주의는 지속될 수 없다는 판단으로도 읽힌다. 다시 말해 국제사회의 압박이나 정보전만으로는 체제 변환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논리적으로는 이해되지만, 그럼에도 당황스럽고 낯선 선언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중국의 위구르 인권 탄압 문제는 협상 국면에서 중국을 압박하기에 매우 적절한 카드처럼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의 판단은 다른 듯하다. 위구르 인권 문제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충분히 알려졌고, 제재와 비판도 여러 차례 반복됐지만 중국은 전혀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결국 이 이슈는 이미 사용해버린 카드, 더 이상 추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물론 다른 해석의 여지도 있다. 애초에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고, 극단적으로는 해당 인물을 송환하는 행위 자체를 중국과의 관계에서 하나의 거래 요소로 인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NSS 보고서에 명시된 “다른 정치체제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문구는 결과적으로 인권 문제를 외교의 중심에서 내려놓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 이는 기술과 경제, 전략적 경쟁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보고서 전반의 기조와도 정확히 맞물린다.

여기서부터 개인적으로는 우려가 생긴다. 현재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AI, 머스크의 뉴럴링크, 유전자공학 같은 분야는 인권과 윤리, 철학적 논의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하는 영역이다. 그런데 국가의 방향성이 이러한 논의를 부차적인 것으로 밀어내고, 오직 기술 발전을 통한 승리에만 집중한다면 그 과정에서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경쟁자인 중국이 윤리적 고려 없이 기술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미국이 모든 것을 따지며 속도를 늦추는 것이 패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이해는 된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보면, 승리 이후 다시 인권과 규범을 앞세우며 사회적 논의를 회복해온 사이클이 반복돼 온 것도 사실이다. 다만 그 과정에는 항상 긴 시간이 필요했고, 그 사이 발생한 손상은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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