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화. 아르바이트

토리네 게스트하우스

by 이작

한참 동안 하늘을 보고 있던 기영은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아, 진짜. 이런 거 보고 있는 내가 한심하네.”


SNS의 멈춰버린 피드에 앵무새의 사진이 살짝 보였다. 동물을 좋아하던 기영은 사진이 있는 피드를 화면 중앙에 맞추며 빈정대듯 중얼거렸다.


“구인광고네? 오랜만에 쓸모 있는 정보가 나타났어. 기간 지난 거 홍보용으로 올린 거 아냐?”


앵무새 사진을 누르자 촌스러운 배경을 바탕으로 한 게스트 하우스 광고가 화면 전체에 나타났다. 화면 전체에 꽉 차있는 구인 광고는 개인이 대충 만든 것처럼 모든 것이 촌스러워 보였다.




홍대 주변 토리네 게스트 하우스 매니저 구함.


1. 튼튼하면 성별 상관없음.

2. 반려 동물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동물 알러지 있어도 가능.

3. 일당은 남들만큼 최저시급 정도 드립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블로그 및 홈페이지 에서 확인하세요.


블로그 : blog.xxxx.com/toryguesthouse

홈페이지 : www.xxxx.xxxx

연락처 : 010-000-0000



블로그 링크를 누르자 민물고기, 새우, 바닷고기 등을 키우는 어항 정보와 여행 정보, 사진에 관한 정보 등이 두서없이 나열된 블로그로 연결됐다. 프로필 사진 역시 앵무새였다. 전체적인 내용도 게스트하우스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주제들이었다.

광고 화면을 다시 천천히 읽던 중에 ‘최저시급’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곳에선 최저 시급조차 받아본 일이 없었던 기영은 처음부터 좀 더 꼼꼼하게 읽어 내려갔다.


“성별 상관없고.. 통과. 반려동물? 없으면 좋지 뭐.. 통과. 어? 잠깐. 이거 뭐야? 일당은 남들만큼 최저 시급 ‘정도’는 드립니다? 최저 시급이 아니고 최저 시급 ‘정도’야?”


마지막의 ‘정도’라는 표현이 어색하고 찜찜했다. 배낭 여행할 때 주로 노숙이나 값이 싼 숙소에서 지냈다 보니 일반적인 게스트하우스의 시스템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당이 ‘정도’라고? 갸우뚱거리던 기영은 호기심에 전화번호를 눌렀다. 신호가 가는 것과 동시에 작업 중인 듯 급하게 전화를 받는다. 전화기 너머에서 바쁜 것이 느껴질 정도로 서두르는 말투였다.


“안녕하세요. 토리네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저, 아르바이트 광고 보고 전화 드렸는데, 아직 자리가 있을까요?”

“아. 네네, 아직 확정된 사람은 없거든요. 혹시 홈페이지 보고 계시면 거기 위치 있으니까 한번 보시고 아무 때나 찾아와 주세요.”

“아무... 때나요? 그럼 지금 가도 되나요?”

“네, 그럼요. 오세요.”

“알겠습니다. 이따 뵐게요.”






게스트하우스 건물은 반지하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층으로 된 다가구 건물이었다. 독특한 구조로 큰길에서 사무실을 통하지 않고 바로 올라갈 수 있는 외부 문과 반지하 식당 및 사무실로 통하는 문이 따로 있었다.

반지하로 통하는 문으로 들어서자 안쪽 문 옆에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 버릴 듯 작게 사무실 표시가 돼있었다.

문을 열자 바로 휴게실처럼 꾸며 놓은 장소가 나타났다. 편안해 보이는 휴게실 분위기와는 다르게 지저분한 작업복을 입고 누군가 작업을 하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그 사람이 주인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랬다. 드라이버와 공사용 실리콘, 줄자 및 이름 모를 공구 등을 늘어 놓고 일을 하고 있었는데, 공구들을 보니 다시 돌아서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다행인 건 입고 있는 복장으로 미루어 보아 전문 공사 업자가 틀림없었다. 기영은 애써 그 사람과의 눈을 피하며 통화했던 주인아저씨를 찾았다. 하지만 불안한 생각은 틀리는 법이 없다.


“어떻게 오셨어요?”

“주인아저씨 어디 계세요? 방금 아르바이트로 전화 드렸었는데.”

“아! 네 반가워요. 금방 오셨네.”


가슴이 철렁 했다. 공사 업자가 반가운 얼굴로 기영을 반겼지만 달갑지 않았다. 그의 손이 조금이라도 자유로웠다면 당장이라도 달려와 악수라도 청할 기세였다. 지저분한 공구를 들고 있는 팔로 기영이 들어왔던 문의 반대쪽 문을 가리켰다.


“일단 저기, 카페로 올라가시죠.”


기영은 그 사람이 손에 들고 있는 이름 모를 것을 뚫어지게 보며 물었다.


“카페··· 요?”

“홈페이지 못 보셨나 보네? 여기 3층에 멋진 카페가 있어요.”


기영이 불안한 표정으로 공구를 보며 머뭇거리자 웃으면서 얼버무리듯 말했다.


“아아. 죄송해요, 지금 일 하던 중이라, 좀 어수선하죠? 허허, 수리 같은 거 하면 늘 이래요. 일단 위로 올라가시죠.”


기영은 안쪽 통로로 3층까지 따라 올라 갔다. 계단의 모든 층이 투명 아크릴로 막혀 있어서 따뜻한 햇볕이 들어왔지만 한편으로는 그것 때문에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구조였다. 계단의 작은 화분에서 애써 자라고 있는 바질을 비롯한 각종 향신료들이 인상적이다.

카페가 있다는 3층의 현관문을 열었다. 바로 오른쪽에 번호 키가 달려있는 방문이 보였고, 그 문을 그대로 지나치면 옥상으로 통하는 통로로 이어졌다. 이 곳에 작은 전동 캡슐 커피 머신 하나와 기다란 원목 테이블 두 개, 의자, 클래식 기타 등으로 장식하여 카페처럼 꾸며 놓은 공간이 보였다.

짙은 네이비블루 바탕의 넓은 벽에는 이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직접 찍은듯한 즉석 사진들이 붙어있었고, 이곳과 잘 어울리지 않는 산티아고의 도장을 찍은 종이 및 커다란 가리비 조개 껍데기 하나가 테이프로 고정 돼 있었다.


“커피 마시죠?”

“커피요? 네.”


갑작스런 질문이 당황스럽다. 3층에 들어서면서 기분 좋은 향과 함께 약간의 어지러움이 느껴져 순간적으로 눈을 감았었다. 멀미 같은 매스꺼움이 아니라 포근한 향기가 코를 타고 들어와 온몸으로 퍼지는 것처럼, 마치 그의 머릿속에 새로운 감각이 생겨난 듯 이전에는 느껴본 적 없었던 그런 부드러움이었다. 심지어 그 향기는 기영의 뺨을 살짝 살짝 건드리고 돌아다니는 산들바람 같았다.

카페 안쪽에서 일본말로 떠들고 있던 여자 두 명이 아저씨를 보고 친숙한 듯 인사를 했다. 커피가 추출되는 동안 아저씨는 기영의 모습을 힐끔힐끔 살폈고, 앉아있던 일본인들은 자리가 불편한 지 몇번씩 인사를 하며 나가버렸다.


첫 번째 잔의 커피가 모두 내려지고 두 번째 캡슐이 끼워졌다. 기영은 아저씨를 지나쳐 카페 안쪽으로 들어갔다.

수많은 즉석 사진들이 짙은 청색벽에 전시하듯 붙어 있었다. 모든 사진에서 웃는 얼굴이 보인다. 기영은 그들이 진짜로 행복했던 건지 아니면 사진을 위해 웃고 있는 것인지 알고 싶었지만, 최근 들어 더욱 냉소적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며 눈을 돌렸다.

기기 소리와 함께 금빛 크레마가 커피의 표면을 가득 채웠다. 잔 위로부터 중력의 방향과 반대로 흐르는 따뜻한 수증기를 통해 기영의 실루엣이 보였다. 주인 아저씨는 이상한 눈으로 기영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살피다 기영이 쳐다보면 당황한 듯 별 내용 없는 말들을 내뱉었다. 어딘가 어색하고 불편했다.


“사, 사진 좋죠? 허허허, 여기서 지냈던 친구들이 찍어서 그렇게 붙여 놓은 거에요. 나도 오랜만에 와보니 좋네. 아. 커피 향 좋다. 이거 오늘, 왜 이렇게 커피가 천천히 나오나?”


어색하고 이상한 분위기지만 일반적인 첫 만남의 불편함 때문일 것이라 여겼다. 이 공간에서 유일하게 기영의 관심을 끄는 것은 산티아고의 도장이 찍힌 종이였다.

희고 길다란 종이 위에 프랑스 남부로부터 최종 목적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의 도장이 화려하게 찍혀 있었다. 기영이 유럽 배낭 여행을 떠나기 전에 검토했던 여러 코스 중 단연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곳이었다. 당시에 친구들과 넓은 세상을 보고 오자고 약속했던 터라, 그가 가고 싶었던 이곳을 포기하고 배낭 여행을 택했었다. 그리고 그 여행 중간쯤 어딘가에서 적절한 곳을 택해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려고 마음먹었었다. 갑자기 여행조차도 자기 마음대로 정할 수 없었던 자신이 경멸스러웠다.


“거기, 산티아고 순례길 알아요? 내가 예전에 갔던 곳인데.”


아저씨는 수십 개의 도장이 찍혀있는 종이를 턱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네. 전에 가고 싶어서 알아 봤었거든요.”

“그래서 갔다 왔어요?”

“아뇨, 여긴 못 가고 그냥 유럽 배낭 여행으로 다녀왔어요.”


아쉬운 듯 기영의 손이 슬쩍 종이 위를 스친다.


“나중에 가게 될 거에요.”


가까이서 들리는 목소리에 놀라 몸을 돌렸다. 어느새 기영의 바로 옆에서 김이 오르는 커피 잔 두 개를 들고 아저씨가 서있었다.


“우리 홈페이지 봤어요?”


기영이 커피를 받아 들자 의자를 빼서 앉으며 물었다. 드디어 면접 같은 것이 시작 된 분위기여서 살짝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일단 가장 가까운 의자를 꺼내 마주보고 앉아 눈을 맞췄다.


“네. 그 앵무새 있던.”

“맞아요. 앵무새도 있고, 복어도 있고, 민물고기도 있고. 혹시 새는 좋아해요?”

“네? 새요? 글쎄요. 새는 길러 본 적이 없어서.”

“아. 그렇겠네. 근데 기타는 왜 들고 다녀요? 음악 해요?”

“네. 친구들하고 같이요.”

“집은 멀어요? 서울이에요?”

“네. 집은 서울에 있는데 학교를 휴학하면서 나와서 살아요.”

“아, 그럼 혹시 불꽃놀이나 뭐 그런 거 좋아해요?”


아르바이트와 전혀 상관없는 질문들이 당황스러웠다. 평소 면접과는 전혀 달랐다. 한편으로는 꽤 신선했다. 매니저 면접에 불꽃놀이라니.


“불꽃··· 놀이요? 네. 뭐, 그런 것 같아요. 근데 보기가 힘들어서.”

“그렇죠? 맞아 맞아. 요즘은 진짜 불꽃놀이 볼 데가 없네.”

“네. 저도 실제로 본적은 없는 것 같아요. 티비에서나 가끔.”

“그럼, 일은 언제부터 할 수 있을까요?”


아저씨는 대뜸 기영의 말을 끊으며 물었다. 기영은 이 만남이 뭔가 불편하고 맞지 않는 퍼즐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뜬금없는 그의 질문에 일부러 당황시키려는 고도의 심리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봤지만 이런 하잘것없이 작은 규모의 게스트하우스 매니저자리에 고도의 심리전이란 것은 마치 휴지통에 구겨 던져버린 쓰레기만큼이나 쓸모 없는 에너지 낭비였다.


“네? 일요?”

“아르바이트 원한다면서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설명이 이어졌다.


“여기 일요, 뭐 별거 없어요. 나도 여기 사니까, 그냥 나처럼 이렇게 이런 것 들고 다니면서 사람들이 해달라는 거, 나하고 같이 하면 돼요. 그리고 나 없을 때 홈페이지 관리나 문의 전화 받는 거,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 관리하는 거, 뭐 그런 거 하는 거에요.”


시멘트가 붙어 굳었는지, 뭔가가 잔뜩 묻어있는 드라이버와 공사용 실리콘이 그의 허리춤에서 흔들렸다. 기영은 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실리콘 끝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저 드라이버와 실리콘을 왜 여기까지 들고 왔을까 생각하며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 건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주인아저씨는 기영의 생각은 상관없다는 듯 의자 등받이에 바싹 기대며 입을 떡 벌리고는 쉰 소리 나는 웃음을 웃었다. 대답을 주저하자 별안간 서둘러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일단, 이거 커피 뽑아 놓은 거는 다 마시고 여기 한번 돌아보고 가요. 내일은 주말이니까 다음 주 월요일 아침 9시부터 봅시다. 지금 좀 바빠서 계약서도 그때 쓰자고. 콜?”


주인아저씨는 기영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혼자 고개를 끄덕거리며 급히 나가 버렸다. 기영은 공고문에서 봤던 ‘정도’라는 것에 대해 물어보려 했었다는 게 떠올랐다.






“그래서 얼마나 준다는데?”


가까이에서 서장연과 이영천이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였다. 지루했던 서론이 끝났으니 제일 중요한 결론을 빨리 내놓으라는 표정이다. 구인광고에 나타나 있는 ‘정도’의 정체. 이건 노이즈 마케팅인가?

기영이 입을 열었다.


“돈은 최저시급 정도 준다는데, 사실은 잘 모르겠네? 그냥 말하는 도중에 아저씨가 너무 바빠서···”

“바빠서? 그래서 뭐?”


서장연이 따지듯이 묻자 이영천이 거든다.


“아니, 딴 거 말고 ‘정도’는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기영은 눈치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나왔는데?”


이영천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원래 앉아 있던 자리로 쿵쿵거리며 걸어갔다. 그리곤 옆에 있던 기타를 들고 부서질 듯 줄을 튕기며 소리를 질러 대기 시작했고, 장연은 기영의 옆에서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쉰다.


“아유, 이 병신아. 넌 도대체 맨날 왜 그러냐? 너 그러다 돈도 떼일 수 있어.”


악쓰는 소리가 크게 들리자 서장연이 그만 하라며 소리를 질렀다. 이영천이 목소리 크기를 반 정도 낮추며 자제하는 듯싶더니 이번에는 쿵쿵거리며 발로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다. 서장연이 눈을 흘기며 화난 듯이 내뱉었다.


“내가 오늘 오면서 어제 너 잘린 편의점 앞으로 지나왔거든? 거기 예쁜 여자애가 너 서있던 바로 그 자리에 알바옷 딱 입고 서있더라. 내가 그 알바 예뻐서 그냥, 내가 가서 담배 두 갑씩이나 사면서 매출도 확 올려주고 왔거든?”


서장연은 답답하다는 듯 기영에게 쏘아댔다.


“뭐, 짐작은 했어. 주인아저씨가 이미 결정하고 다른 사람을 들인 거겠지. 근데 알고 보면 그 아저씨 그렇게 나쁜 사람 아냐. 알바 한 거 한 번도 안 밀린 거만 해도 고마운데. 근데 어쨌든 다음 주에 카드 값하고 월세 결재일이라 당장 뭐라도 시작하긴 해야 할 거 같은데 걱정이긴 하다. 나도 확정한 건 아니고 다음 주에 이 알바를 가야 할 지 고민 중이야.”


장연은 위 아래로 눈을 흘기다 이번엔 머리 스타일에 시비를 건다.


“그래, 너 그거 잘 생각해라. 근데 넌 그것도 그거지만 머리 좀 어떻게 해야 되지 않겠냐? 우리 앞으로 오디션도 봐야 하는데 이게 더 심각해 보이는데?”

“내 머리? 머리가 왜? 이상해?”

“아니, 뭐 이상하다기 보다는 좀 신기해서.”

“뭐가?”

“아니, 머리가 좀, 음... 뭐랄까? 지저분한 건 아닌데 혼자 일부러 뭐 어디 저 구석에 있는 곳 찾아가서 자른 것처럼 좀···”


서장연이 단어를 고르는 듯 말을 주저하자 이영천이 소리를 지르며 쏘아 댔다.


“촌스럽다구! 아, 답답해 죽겠네. 왜 말을 못해.”

“아. 맞다. 그런 훌륭한 단어가 있었네. 크크크. 촌스러워. 그것도 아주 많이, 너무나도 레트로 스타일이 아니고 그냥 오리지날 레트로야. 지저분하고.”

“그래?”

“좀! 어떻게 좀 해봐. 오디션 전에. 여기 주변에 잘하는데 많잖아.”

“난 이게 세상에서 젤 어려워.”


서장연이 머리를 지적하는 것이 웃긴다는 듯 이영천이 끼어들었다.


“야! 장연, 넌 왜 안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데? 안 그래도 나 오늘 주말이라 집에 가는 길에 머리 좀 하려고 했는데 같이 가자. 정말 내가 니들 촌스러워서 같이 못 다니겠다.”


기영이 머리를 만지며 거울에 비춰 보는 동안 영천이 전화기를 들더니 미장원 예약을 한다. 서장연도 기영의 뒤에서 거울을 보며 물었다.


“야, 그래도 난 얘보다는 낫지 않냐?”


이영천의 얼굴이 찌그러지며 다시 소리를 질렀다.


“야! 닥치고 일단 말 나온 김에 나가자. 기타 딱 놔. 거기 그냥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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