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책의 음악노트 (4) 불협화음의 아름다움

불완전함이 빚어내는 삶이란 음악

by 푸른책

세상에는 정답이 이미 정해진 듯한 소리들이 있다.
클래식처럼 계산된 구조, 정제된 질서, 긴장과 이완의 교본.

그러나 모든 것을 허락하는 음악도 있다.
바로 재즈다.

재즈는 즉흥과 의외의 예술.
틀린 음은 없고, 버려진 감정도 없다.
협화음만이 아니라 불협화음도 음악이 된다.
재즈는 언제나 그렇게 우리를 가르친다.



삶도 닮아 있다.
아름다움만 가득한 날은 오히려 감각을 무디게 하고,
평탄한 길만 이어지면 방향을 잃는다.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
어긋나는 관계,
예기치 못한 실패와 상처 속에서
비로소 아름다움이 눈을 뜬다.

불협화음이 선율을 더 깊게 하듯,
삶의 불완전함은 우리를 더 풍성하게 한다.



우리는 종종 불협화음을 만난다.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동료,
부당해 보이는 상사,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가까운 사람들.

그들을 문제라 부르고 싶지만
그들 또한 하나의 음표일 뿐.
전체 곡조를 흐리는 파괴가 아니라,
오히려 전체를 더 진실하게 만드는 울림일지도 모른다.

비판보다 관찰이,
불신보다 대화가,
지적보다 공감이 먼저다.
삶의 연주는 결국 함께 맞춰가는 일이니까.



내가 재즈를 사랑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재즈는 틀에 갇히지 않는다.
음이 어긋나도, 박자가 흔들려도
그 모든 것이 의미가 된다.

삶 또한 그렇다.
완벽할 수는 없고, 이상적일 수도 없다.
그러나 실수와 불완전함이 있기에
더 인간답고 더 따뜻하다.

우리는 다르기에
함께 연주할 수 있다.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
그것은 그 사람만의 음악을 듣는 일이다.
내 귀에는 낯설고 불협처럼 들려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그저 맥락을 느끼고,
호흡을 맞추며,
조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



삶은 악보 없는 재즈.
매 순간 새로운 연주로 우리를 부른다.

때로는 혼란스럽고,
때로는 아름답다.

그러나 모든 순간이 모여
결국 하나의 곡이 된다.

불협화음까지 품은, 진짜 음악.
그렇게 우리의 인생도,
마침내 온전한 선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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