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말하는 대로 쉽게 굴러가 주지 않는다. 다행이다. 만약 세상이 내 말 따라만 굴렀다면, 인생은 마치 자동판매기처럼 버튼만 누르면 늘 콜라만 튀어나오는 심심한 장치가 되었을 것이다. 게다가 자동판매기라는 게 꼭 동전 먹고 안 나올 때가 있지 않던가. 인생도 그 정도 고집은 있어야 재밌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다 이루어지면 결국 값이 떨어진다. 꽃이 늘 만개해 있다면, 우리는 분명 “꽃값이 왜 이렇게 비싸냐”며 투덜댔을 거다. 그래서 어쩌다 피는 꽃 한 송이가, 어쩌다 이뤄지는 순간이 찬란한 거다.
말이 씨가 된다고 믿기보다, 씨앗을 손으로 묻고 물을 주는 정성이 더 필요하다. 그냥 말만 하면 씨앗은커녕 침만 튀고 만다. 바람에 날아간 꽃가루가 열매 맺는 법 없고, 땀이 조금 섞여야 비로소 입에 넣을 게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