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덥잖은 농담들 (5) 유치한 녀석들

나이가 대수랴

by 푸른책

어린이집은 어린이가 다니는 곳이다. 그렇다면 유치원은 ‘유치한 어린이’가 다니는 곳일까? 그렇다면 어른들 중에도 등록할 사람이 꽤 많겠다. 생각해 보면, 어른들의 세상도 유치한 다툼과 경쟁으로 가득하다.



초등학생은 더는 어린이가 아니고, 중학생은 ‘중간 애들’, 고등학생은 ‘고집 센 애들’이라는 뜻일까? 어른들이 붙여준 간판은 늘 그럴듯하면서도 엉뚱하다.



경로당이나 시니어센터도 결국 ‘늙은이집’ 아닌가. 이름은 좀 시시껄렁해 보여도, 그 이름 속에는 태어나서 늙어가는 전 인생이 다 들어 있다. 간판이 허술해도, 그 안에서 웃고 떠드는 순간만큼은 누구나 다시 어린이다.



어떤 통찰력 있는 아이가 종 치는 교실을 보며 ‘이거 진짜 감옥이네?’ 하고 흠칫 놀랐다. 더 놀라운 건, 그 순간 자기 삶도 괜히 낯설게 보였다는 거다. 사실 사회학자 푸코도 학교를 감옥과 같은 규율의 장치라 했고, 이반 일리치는 학교가 오히려 자유를 빼앗는 제도라 비판했다. 아이가 우연히 발견한 것을, 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연구해 온 셈이다.



결국 이름은 엉뚱한 농담일 뿐이고, 그 안에서 살아내는 순간이 진짜다. 우리는 다 유치한 녀석들이다. 나이가 대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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