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서로 다르게 부르던 한 노래
재즈를 이야기하다 보면
‘딕시랜드 재즈’라는 말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 말은 종종
음악을 설명하기보다
음악을 먼 곳으로 밀어낸다.
딕시랜드 재즈는
어떤 스타일의 이름이라기보다
어디에서 그런 소리가 필요했는가를 가리키는 말에 가깝다.
이 말이 가리키는 곳은
뉴올리언스와 그 주변,
재즈가 아직 도시를 떠나기 전의 남부다.
이 시기의 재즈는
아직 장르가 아니었다.
정리된 형식도 아니었고,
세련된 취향도 아니었다.
그저 그렇게 연주할 수밖에 없었던 상태였다.
이 상태를 이해하려면
하나의 감각을 먼저 떠올리면 된다.
한 사람이 말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침묵하는 장면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면서도
서로의 말을 망치지 않는 장면.
누군가는 앞서 말하고,
누군가는 그 말을 감싸고,
누군가는 바닥을 다진다.
이 글에서는
이 상태를 ‘대위’라고 부르지만,
지금 이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여러 목소리가 동시에 필요했다는 사실이다.
세기가 바뀌던 무렵의 뉴올리언스는
실내보다 거리가 더 많은 도시였다.
항구와 강이 도시를 가르고,
시장과 교차로가 숨을 쉬었으며,
퍼레이드와 장례 행렬이
일상의 일부였다.
이곳에서 음악은
멈춰 서서 들리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과 함께 움직였고,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조용히 집중해서 듣는 음악은
이 환경에서 설 자리가 없었다.
거리에서 음악은
혼자 말할 수 없다.
한 악기만으로는
공간을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러 악기가 필요해진다.
각각은 다른 말을 하고,
다른 높이에서 울리지만,
같은 방향을 향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누가 주인공인가가 아니라
누가 언제 비켜주느냐다.
이 시기의 연주에서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솔로’가 아직 분리되지 않았다.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서면
나머지가 물러나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가 조금씩 앞으로 나오고
조금씩 물러난다.
누구도 완전히 혼자가 되지 않고,
누구도 완전히 뒤로 숨지 않는다.
그래서 이 음악은
조금 시끄럽고,
조금 엉켜 있지만
이상하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 방식은
멋을 부리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다.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단이었다.
사람들은 걷고,
말하고,
웃고,
지나간다.
음악은
이 모든 움직임을
한 방향으로 묶어야 했다.
그래서 소리는 커지고,
리듬은 분명해지며,
멜로디는 길게 늘어지지 않는다.
이 변화는
퇴보가 아니다.
환경에 맞춘 적응이다.
이 거리의 소리를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한 이름을 자주 언급한다.
버디 볼든.
그러나 이 이름은
설명하려고 남아 있지 않다.
녹음도 없고,
악보도 없으며,
정확히 어떤 음악을 했는지도 알 수 없다.
사람들은 다만
그의 소리가 너무 커서
멀리까지 들렸다고 말한다.
실내에서는
감당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이 이름은
한 음악가의 초상이라기보다
이 시기의 재즈가
이미 정리되지 않은 소리였다는
표식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그 개인이 아니다.
그 상황이다.
이 시기의 재즈는
설명보다
증언으로 남아 있다.
질서와 무질서의 경계에서
소리는 이미
거리의 규칙을 따르고 있었다.
여기서 즉흥은
자기표현이 아니다.
서로를 살피고,
서로를 비켜주며,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기술이다.
질서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실내를 떠나 거리로 이동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상태는
영원할 수 없다.
도시는 변하고,
음악가들은 일자리를 따라 움직인다.
재즈는
뉴올리언스를 떠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거리의 소리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처음 기록된다.
1917년,
오리지널 딕시랜드 재즈 밴드가
‘재즈’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발표한다.
이 음반은
재즈를 처음으로 남긴 기록이었고,
동시에 재즈를 처음으로
한 형태로 고정한 순간이었다.
이 연주는
분명 여러 악기가 함께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거리의 조건은 필요하지 않았다.
퍼레이드도 없었고,
행진도 없었으며,
발걸음에 맞출 이유도 없었다.
음악은
녹음실이라는 실내 공간에서
반복 가능한 소리가 된다.
이 순간부터
딕시랜드라는 말은
지역의 상태가 아니라
하나의 스타일처럼 들리기 시작한다.
이 변화가
옳았는지 그르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재즈가 처음으로
자기 환경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거리에서 필요했던 소리는
무대 위에서는
조금 과장된 몸짓처럼 보이게 된다.
이 오해는
아주 오래 이어진다.
재즈는 이제
완전히 뉴올리언스를 떠난다.
시카고에 이르면
사람들은 걷기보다 앉아 듣기 시작한다.
음악은
앞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어지고,
한 사람이
조금 더 오래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여기서부터
재즈는
천천히 변하기 시작한다.
다음 글에서는
이 변화의 순간을 따라간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하던 음악은
어떻게 한 사람의 목소리를
전면에 세우게 되었는가.
재즈는 이제
‘우리의 소리’에서
‘나의 목소리’로 이동한다.
— 〈새로 쓰는 재즈 히스토리〉 3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