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초대합니다.

책 한 권을 초대합니다

by 한꽂쌤

한 사람을 초대합니다.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이 태어난 날부터 죽는 날까지의 삶만을 직접적으로 경험한다. 다양한 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한시적인 시대를 살다가 삶을 마감할 것이다. 내가 모르는 상황이나 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책 읽기를 통해서이다. 사람들은 타인과의 만남을 통해 ‘와! 딱 내 스타일이다’라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러한 태 스타일의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 책을 통해서도 내 스타일의 사람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가 유명한 연예인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면 그 사람이 등장했던 TV 프로그램,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흔적을 공유하게 된다. 그 사람의 흔적 속에 그 사람의 성격, 취미, 관심사, 가치관, 미래의 포부, 근황 등을 알 수 있듯이 내가 관심을 두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가이 스파이어가 쓴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에서 보면 매년 경매로 진행되는 워런 버핏과의 경매가가 2015년에는 약 26억 원이라고 하였다. 이 책의 저자는 2008년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권을 낙찰받고서 생생한 그 순간들의 경험을 책 속에 담았다. 워런 버핏과 점심 약속을 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해야 할 텐데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나에게는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아주 좋은 방법이 있다. 여러분도 상상했을 것이다. 그 사람과의 경험을 담은 책을 구입해서 읽는 것이다. 또는 워런 버핏에 대해 다룬 책, 워런 버핏이 쓴 책을 읽어보는 행운이 우리에게는 있다. 어마어마한 값을 지불하는 대신 책값만 지불하면 된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책을 통해 저자를 만나게 된다면 턱없이 작은 비용으로도 그 사람의 삶을 통째로 만날 수 있다.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책을 통해 한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만나는 특권이 주어진다. 내가 유명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비용 지불은 물론 비용을 지불하게 되더라도 실제로 만나게 되기까지의 절차가 복잡하다. 그리고 아예 만나게 못하게 될 확률도 크다. 그러나 책은 어떠한가? 내가 관심을 둔 그 사람이 쓴 책을 당장이라도 집어 들 수 있다. 당신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몇 번의 손가락 클릭만으로 책을 구매할 수 있다. 대면으로 만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허락이 필요하지만 책을 통해서 만나는 방법은 나의 선택권을 발휘할 수 있다. 내가 모르는 분야의 지식인의 책을 통해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내가 경험할 수 없는 경험을 그 사람의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할 수도 있다.

철학에 관심이 있다면 그중에 한 사람을 초대해 보자. 니체를 초대해도 좋고, 칸트를 초대해도 좋다. 유명한 철학자 여러 명의 생애에 사상에 대해 궁금하다면 다수의 철학자들을 담은 철학서적을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이라는 책을 통해 서양철학 창시자들을 만날 수 있다. 책 안에는 다양한 학파별로 철학자들이 소개되어 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트텔레스, 피타고라스, 헤라클레이토스, 에피쿠로스, 디오게네스 등 85명의 대표적 고대 철학자들의 생애가 실려있다. 한 권의 책을 선택했을 뿐인데 유명한 철학자들과의 만남은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인 중에 철학자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그분의 책을 구입해서 읽으면 된다. 책을 펼쳐 들고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듯 편안한 장소에서 여유롭게 나만의 스타일로 그 사람을 대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책을 읽는다는 것을 그저 문자로 된 글을 읽는다는 사고를 잠시 내려놓자. 책 속에 있는 작가의 사상과 경험을 천천히 함께 공유함으로써 그 사람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편하게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 이러한 혜택을 포기할 것인가? 이 글을 읽는 당신만은 책을 통한 한 사람과의 만남을 겁내거나 주저하지 않기를 바란다.


현 시대에서는 직접적으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공간의 확장이 훨씬 편할뿐더러 매력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 만날 수 없지만 책을 통해 그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한 개인과의 충분한 소통이 가능하게 된다.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는 사람은 한 달에 한 사람을 새롭게 소개받은 셈이다. 한 달에 여러 사람을 소개받고 만나기를 원하는 사람은 책의 양을 늘리면 될 일이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귀찮아한다면 우리는 소외되고 도태될 수 있다.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포기한다면 더 이상의 성장은 없다. 충분한 안정성과 전문성이 보장된 책의 통로를 통해 당신의 소통의 장을 확장하기를 바란다.

나는 상담심리 전공을 하면서 다양한 상담이론의 거장들을 책으로 만날 수 있었다. 정신분석이론을 알기 위해서는 프로이트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지금 시대에 돌아가신 분을 어찌 만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책을 통해 얼마든지 그분의 생애, 정신분석이론이 나온 배경에 대해 알 수 있다. 그가 말하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등장 배경을 살펴보면 프로이트가 동생이 태어남으로 인해 자신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하고 분노했던 경험, 동생이 죽어버렸으면 하는 소망으로 인한 죄책감 등이 발단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프로이트가 느꼈던 혼란스러움으로 인해 자신의 어릴 적 꿈, 경험, 기억 등을 분석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아동기 성욕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책 안에는 프로이트가 주장한 이론들과 개념들을 친절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 중심 치료 이론을 구축한 로저스에 대해서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그에 관해 보지 못한 책들이 넘쳐난다. 그는 1987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바 있으며 미국 심리학회에서 선정한 20세기 가장 중요한 심리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12년간 부적응, 결손아동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전통적 심리학 이론들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데에 회의감을 느끼고 개인은 스스로 자신을 이끌고 성장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즉, 한 개인의 삶을 치료해줄 전문가는 바로 그 개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가 강조한 자기실현 경향성이 어떤 배경에서 생겨났으며 그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책을 통해 한 사람 전체가 온다.


유시민 작가는 ‘글은 손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은 온몸으로 삶의 전체로 쓰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책 한 권을 읽게 되면 그 사람의 삶의 전체를 만날 수 있다. 그 사람이 가진 생각, 그 사람의 품성, 그 사람의 감각까지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성공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성공한 사람들이 쓴 책을 통해 초대할 수 있다. 성공한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만날 수는 없지만 책을 통해 그 사람들만의 독특한 내공을 배울 수 있다. 책 한 권 읽는 것을 가볍게 여기지 말자. 책 한 권 속에는 글쓴이의 인생 전체가 어우러져 담겨있기 때문이다.


책과의 대화는 소통


소통이라는 것은 어떠한 것이 막히지 않고 잘 통한다는 단어이다. 책과의 대화는 소통이다. 책 안의 담긴 내용을 통해 소통을 할 수 있고, 저자가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처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질문이 떠오르면 질문을 하며 읽어도 좋고, 동의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논박을 하면서 읽어도 좋다. 질문거리들을 떠올리며 책을 읽고 글쓴이와 대화하는 태도로 책을 읽어보자. 어쩌면 책 읽기도 사람과 사람의 소통과 다를 바 없다. 사람과의 소통에서도 한 사람만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게 되면 대화의 흐름이 한 사람에게만 쏠리게 되어 금방 싫증이 나고 짜증에 이른다. 책 읽기를 통한 소통도 양방향이 되어야 한다. 책을 빨리 읽고 끝내버려야지 하는 일방적인 태도는 진정한 소통은 물론이고 시간낭비일 뿐이다. 인간관계에서도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책 속에서 펼쳐지는 내용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반응해주어야 한다.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반응을 보이는 태도는 비로소 책과 작가의 삶이 당신과 연결이 된다.


책이 운명을 결정한다.


‘사람이 운명이다’라는 책을 쓴 김승호 작가는 만나는 사람이 당신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만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자신이 운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말이다. 현재의 내 모습을 보면 결국 내가 추구했던 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작가의 말에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다. 나는 책을 통해 저자의 삶을 온전히 만나는 경험, 한 사람을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사람이 운명이라면 책을 만나는 것 또한 운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인생의 모든 희로애락은 사람으로 비롯해서 생겨난다. 결국 누구를 접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삶의 상당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그러니 당신의 삶을 이제는 책 속의 한 사람을 초대함으로써 연결되기를 바란다. 당신의 인생에 기꺼이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자. 지금 만나러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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