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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물

청라호수공원

by 조지조

슬픈 물

늦은 오후 노을빛이 호수에 말을 걸어
호수는 빛으로 물들어

반사된 스무 개의 황금 별빛이
7살 아이들처럼 재잘거리며 춤추며 대답해

고요한 강은 엄마처럼 따뜻하게
옆에서 지켜보며 그 자리를 지켜

드넓은 바다는 아빠처럼
모든 물을 다 품을 기세야

호수는 아이야
강은 엄마야
그리고 바다는 아빠야

물은 아이야
물은 엄마야
그리고 물은 아빠야

다 물이야
물의 향연이야
물은 가족이야

물은 우리 모두라서 슬퍼
우리는 언젠가 손에 잡히지 않는 물처럼 모두 헤어져

물은 영원해
하지만 물은 영원하지 않아

영원한 건 영원할 수 없다는 사실만 영원한 거란걸
알아버린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는
슬퍼서 눈에서 물이 나와

물은 슬퍼


George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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