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감독 ‘윗집 사람들’ 비평

명작과 망작

by 조지조

큰 마음을 먹고 극장에서 하정우 감독의 ’윗집 사람들’을 관람했다.
오랫만에 망작을 맞이한 나는 영화 중반에 졸음이 밀려와 비슷한 설정의 한 영화가 떠올랐다.

로만폴란스키 감독의 ‘대학살의 신(Carnage)‘이라는 영화가 있다. 재밌게 몰입해서 봤던 기억이 있다.
유명한 연극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알고 있는 이 작품 두 커플의 부부가 나오며 밀폐된 집이라는 공간, 인물들의 수다의 향연, 두 집의 갈등등 영화 ‘윗집 사람들‘의 설정과 비슷해 ’Carnage(대학살의 신)’을 떠오르게 했다.

명작과 망작의 기준은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나는 세가지로 생각한다.
1) 재미 2) 감동이나 깨닮음 또는 생각의 변화 3) 관람후의 잔향

윗집 사람들은 미안하지만 1)2)3)이 없다.
그래도 믿을만한 미디어를 통해 영화평론가들을 통해 추천받은 하감독의 영화는 초중반이후 방향을 잃는다.
초반부터 영화 롤러코스터식 하정우의 말장난 개그는 헛웃음을 가끔 유발하나, 전혀 번뜩이지 않으며 마치 아재 개그식 섹드립을 남발하며, 한글 자막 처리는 배우의 연기 몰입을 방해한다.
알고보니 그룹섹스의 전도사인 하정후, 이하늬의 아랫집 부부에게 제의와 영업은 개방적인 나에게도 설득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다. 중후반 갑자기 정신과 전문의 이하늬는 오은영박사에 빙의해 아랫집 부부(공효진, 김동욱)‘부부클리닉‘을 선보이는 장면에서도 관객들은 점점 하품이 밀려온다. 자 이제 결말, 섹스리스였던 아랫집 부부가 오박사로 빙의한 이하늬의 부부클리닉 후 모두가 예상했던 클리셰로 아랫집부부는 한침대로 가게되는 신파를 선보이며 관객의 마지막 남은 희망마져도 불꽃마져도 꺼버리면 영화는 끝난다. 마지막 엘베씬에서 하감독의 인맥을 과시하며, 마지막 노잼 펀치를 관객에게 날린다.

반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대학살의 신(Carnage)는 80분 남짓의 예의 바른 지옥의 코미디물이다.
영화의 웃음은 언어의 균열에서 나온다. 존댓말과 미소 뒤에서 삐져나오는 공격성, 도덕적 수식어로 포장된 이기심, 상대를 배려하는 척하면서 찌르는 말들의 향연에 관객은 폭소한다. 특히, 캐릭터들이 돌아가려다 다시 않는 그 반복은 거의 연극적 리듬의 희극이다. 이런말이 있다. 문명은 얇은 니스칠이고, 그 아래에는 원초적 폭력이 있다. 네명의 어른은 문명이라는 얼굴을 쓰고 등장하지만 대화가 진행될 수록 그들의 얼굴이라는 가면아래 원초적 폭력이 하나하나 들어나는게 이 영화의 백미이다. 일상적 대화속의 잔인함을 끄집어 내며, 차분한 어조로 상대방을 규정해 버리는 폭력을 드러낸다. 말은 정중한데, 내용은 살인적이다.
영화가 끝낙 관객은 묘한 상태에 놓인다. 영화의 잔향이 드리운다.
왜나면 이영화는 앞서 얘기한 윗집사람들처럼 해결을 주지 않는다.
화해도 머도 없다. 하지만 이작품은 앞서 내가 주장한 1)2)3)과 인간심리, 언어, 관계의 미세한 폭력성을 건들며 웃으면서, 웃는 자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명작이다.

작품에서 나오는 모든 그림은 하정우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자기애 과잉이면, 자기 객관화가 어렵다는 걸 몸소 보여주신 하감독님에게

영화 ’대학살의 신’을 추천 드리며,

혹 Carnage를 오마주했다면 그건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닌거다.

망작 윗집사람들로 인해 명작 ’대학살의 신(Carnage)’이 역주행 할 듯하다.

George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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