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방식

오늘을 건너는 힘

by 라온제나

엄마는 삶이 무거울수록 기도를 쉬지 않았다.

형편이 나아질 때를 기다리며 기도한 것이 아니라, 앞이 막막할수록 기도는 더 자주, 더 낮은 자세로 이어졌다.


생계를 책임져야 할 때도, 자식이 아프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도 기도는 늘 생활 한가운데 있었다. 엄마에게 기도는 현실을 외면하는 도피가 아니라, 오늘을 건너기 위한 태도였다.


한때는 부족함 없이 살았던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아빠의 사업 실패는 평온하던 삶의 풍경을 예고 없이 바꿔놓았다. 가난은 단숨에 집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 앞에서도 엄마는 무너지지 않았다. 가난을 부정하지도, 과거의 부유함에 머무르지도 않았다. 대신 하나님 안에서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소망을 조용히 품었다.


엄마에게 기도는 결핍을 채워달라 애걸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회복을 바라며, 오늘을 살아내겠다는 내면의 소망에 가까웠다.


이자를 내야 하는 날이 다가오거나 집세를 치러야 할 때에도 엄마는 걱정보다 기도를 먼저 앞세웠다. 일을 마치고 고단하게 돌아온 밤에도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는 법이 없었다. 밤에는 무릎을 꿇고 마음을 쏟았고, 낮에는 장사를 하며 속으로 기도를 이어갔다. 엄마에게 기도는 따로 떼어 놓아야 할 특별한 시간이 아니라, 하루를 건너기 위해 숨처럼 필요한 일이었다.


사람들 가운데에는 엄마를 격려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불쌍하게 여기며 물건을 사주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엄마는 그런 시선 앞에서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어려운 형편은 사실이었고, 장사를 해야 삶이 이어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얄팍한 자존심보다 삶을 지켜내는 정직한 노동이 더 숭고하다고, 엄마는 믿었다.


기도를 해도 상황이 곧바로 달라지지 않는 날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엄마는 기도를 털어내듯 놓지 않았다. 기도로 어지러운 하루를 정돈하고, 다시 기도로 내일을 견딜 힘을 준비했다.

주저앉아 울거나 가슴을 치며 신세를 한탄하는 대신, 엄마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했다.

“나는 하나님 붙잡고 이겨낼 거야.”

그 말은 막연한 바람이 아니라, 삶을 향한 선택이었다.


엄마는 기적으로 하루를 건너려 하지 않았다. 다만 소망을 품은 채 오늘을 정직하게 살아내는 길을 택했을 뿐이다. 그렇게 엄마는 가난의 긴 터널을 지나왔고, 여든넷이 된 지금도 그 기도의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엄마의 기도는 여전히 오늘을 건너는 힘으로, 우리 삶 한가운데에서 조용히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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