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걸 취하고 어떤 걸 포기할 것인가. 자연과 삶이 보여주는 공정함
삶의 큰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대학시절, 응용화학과를 좋아하고 선택했던 이유는 삶 속의 과학이 너무나도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중 과학을 공부하며 배운 가장 큰 한 가지가 있다.
바로, " +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합은 항상 0 (ZERO) "라는 것이다.
자연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 뜨거우면 차가움이 있고, 여자와 남자, 양극과 음극, 양전화와 음전화 그리고 평형 등 정말 완벽하게 중간을 맞춰주는 것이 자연과 과학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큰 트렌드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장인이란 것 말이다. 항상 우리는 일본의 장인정신을 부러워 해왔다. 나 또한 일본에 살면서 다양한 장인정신을 체험할 수 있었다.
장인이 만든 지역의 전통 초콜릿부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잼과 소스, 한 캐릭터 산업으로 수십 년간을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보며 참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주식이나 소재 사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들어봤을 법한 일본의 조미료 회사 아지노모토, 음악 하면 생각하는 야마하, 카메라 하면 캐논, 전자기기는 소니 등의 근간부터 지금까지 뿌리 깊은 그 장인정신이 지금의 일본 산업을 굳건히 지켜왔다.
호주에 사는 동생이 부탁한 야마하 어댑터,
이렇게 일본은 엄청난 뿌리 기술과 깊은 장인 정신으로 소.부.장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만들었고 잃어버린 일본의 10년이라 할지라도 버틸 수 있는 근간이자 원동력이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에 와서 하는 말이라면 (특히 교토에서) "역시, 일본의 장인정신!", "우리나라도 이런 거 배워야 돼!"라고 많이들 언급하시는 것 같다.
물론, 장인정신 나도 너무 좋아하고 필요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장인정신보다는 트렌드를 택했고 적응을 택했다. 빠른 경쟁사회 속에서 K-POP과 아이돌이라는 신문화를 창조해냈다. 또, K-드라마의 콘텐츠력을 세계에 알려 기생충, 오징어게임과 같은 트렌드를 창조해냈다. 삼성과 같은 기업이 나온 것도 전자제품, 반도체라는 종목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았기에 살아남았다 생각했다.
처음 2014년 일본 가전제품 전문점을 구경 갔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던 장면이 기억난다. 당시 나는 삼성 컴퓨터 저사양 모델을 구입해 가며 도일 후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할까 봐 USB 타입의 CD롬을 함께 구매해서 갔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일본 유명 도시바 등의 노트북에 모두 CD롬이 내장된 상태로 아직도 판매되고 있었다. 모든 진열된 최신 제품들이 말이다. 기존의 것을 너무 지키는 바람에 얇고 경량화되는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발을 맞추지 못하였다.
그렇다고 항상 트렌드가 옳은 것은 아니다. 다들 알겠지만, 우리나라의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우리의 고유한 전통과 가치를 지키는 것을 우리는 놓쳤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 아날로그 감성, 한복, 한옥, 전통 장식구/가구 등이 다시 재조명되고 있는 것 같다.
근데 사실 어느 것도 좋다고 말할 수 없다.
근데 그냥 우리는 다른 것뿐이다. 2차 전쟁 이전 한 번도 전쟁에서 진적이 없어 가진 것을 지키기 안이했던 나라와 평생 침략만 당해 매번 적응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는 나라. 그냥 우리는 다르니깐 지금이 만들어진 게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틀림이 아닌 다름 말이다.
과학의 불변의 법칙과 같다. 모든 일엔 플러스 (양극)과 마이너스 (음극)이 존재한다. 여자와 남자가 존재하듯. 전통과 트렌드. 둘 중 옳은 것은 없다. 단지 본성과 특성만이 있을 뿐. 내가 , 우리가 트렌드에 강하면 트렌드를 유지하고 발전해나가며 동시에 전통을 지킬 방법을 고안하고 전통과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각자 장단점이 있다. 어떤 사람은 성격이 급하고 어떤 사람은 신중하다. 그 어느 것도 옳다 할 수 없다. 나만의 장점을 더 발전시키는 동시에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가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요즘 정치와 현대 사회에 좌우 , 남녀 등을 반으로 나눠 서로 잘못되었다고 비판하기에 바쁘다. 잘못이 아니라 다른 것 임을 인식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과학에서 한쪽으로 치우치면 그것은 불완전/불안전한 상태인 동시에 자체의 성질을 잃게 되어 없어진다. (떠돌아다니게 된다)
한국과 일본의 사이도 틀림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 이해하기 시작하면 어떨까?
어차피 우리는 같은 땅, 이 지구를 바닥으로 살아가는 삶이니 말이다.